[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벤처투자 업계가 간만에 ‘회수 대박’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 조 단위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리브스메드가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하면서다. 최근 연이어 대어급 IPO가 무산되며 침체됐던 공모 시장에 숨통을 틔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사진=리브스메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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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리브스메드는 최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총 247만주 전량을 신주로 공모하며, 기술특례 트랙을 통해 코스닥 입성을 준비 중이다. 앞서 기술성 평가에서는 AA, A 등급을 받아 상장 요건을 충족했다.
리브스메드는 수술용 의료기기 전문기업으로, 로봇기술을 접목한 자동봉합 장비 분야에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상장 시점의 몸값은 최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프리IPO 투자유치 과정에서도 9000억원에 가까운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상장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리브스메드의 주요 투자자들 때문이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지난 2016년 시리즈A 라운드에서 약 20억원을 투자하며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약 326억원 수준. 업계에서는 리브스메드가 1조원 수준으로 상장에 성공할 경우, 스톤브릿지는 투자 원금 대비 최대 30배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 역시 초기에 함께 투자했으며, 이후 일부 구주 매각을 통해 중간 회수에 나섰다.
리브스메드의 증시 입성은 단순한 한 건의 엑시트 사례를 넘어, 벤처 생태계 전반에 시사점을 던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수요예측 부진과 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크래프톤, SSG닷컴, 컬리 등 조 단위 기업들의 상장이 잇따라 철회되거나 연기됐다. 이로 인해 공모 회수 시장의 경색이 심화되고, 후속 투자도 위축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벤처캐피탈 업계 한 관계자는 “회수 환경이 막히면서 창업 → 투자 → 회수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며 “리브스메드가 성공적으로 상장하면 모처럼 업계에 긍정적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 환경이 녹록지는 않다. 최근 코스닥 시장의 상장폐지 요건이 대폭 강화되면서 기술특례 상장 기업에 대한 기준도 높아진 상황이다. 거래소는 재무 성과가 불안정한 기업들에 대해 엄격한 관리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기술평가 통과만으로는 상장이 보장되지 않는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기술특례 상장 문턱이 높아지면서 거래소가 기업의 기술성과 성장성뿐 아니라 실질적 회수 가능성까지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다”면서도 “리브스메드는 기술력이 독보적이고 글로벌에서도 성장성이 높은 기업이라 기대했던 몸값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