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영국 최대 에너지 투자기업 ‘옥토퍼스’의 태양광 발전소 15개를 묶은 포트폴리오 딜에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투자한다. 총 1600억원 규모로 한국투자증권(이하 한투)과 삼성화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에쿼티(지분투자)와 선순위 대출 펀드에 투자한다. 유럽 내 신재생 에너지 투자로 잘 알려진 옥토퍼스 태양광 리파이내싱에 국내 기관이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투와 삼성화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영국 최대 신재생 에너지 투자기업 옥토퍼스가 운영하는 남부지역 15개 태양광 발전소 포트폴리오 딜 입찰에 성공했다. 이번 딜은 해외 다른 기관투자가의 참여없이 국내 기관들로만 구성된 리파이낸싱이다. 지난 4월 한투와 건설근로자공제회와 함께 영국 남부 발전소 4곳의 포트폴리오에 투자한 적은 있지만 옥토퍼스의 태양광 발전소에 투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투 관계자는 “지난해말 영국태양광발전 프로젝트 투자가 성공하면서 이번 딜도 유치할 수 있었다”며 “영국 전력 발전 시장의 전문성을 가진 인력들의 역할이 컸다”고 설명했다.
지난 24일 클로징한 옥토퍼스 바이오매스 쓰레기 매립지 2300억원 리파이낸싱의 주요 투자자는 영국 내셔널 웨스트민스터 은행 등 유럽계 주요 은행들이다. 지난해 리파이낸싱을 완료한 유럽 태양광 발전소 포트폴리오 딜에도 BNP파리바 등 유럽 6개 은행들이 참여했다. 유럽 내에서 우량한 신재생 에너지 기업으로 꼽히는 옥토퍼스 포트폴리오에 국내 기관들이 단독으로 참여한 것은 상당히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현재 영국 시장은 오피스 등 빌딩보다는 신재생 에너지 섹터가 더욱 매력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영국 정부는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신재생에너지의무제도(RO)를 시행 중이다. 한투 관계자는 “그동안 인프라 투자를 하지 않았던 영국에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의 리파이낸싱 교체 주기가 도래했다”며 “영국 신재생 에너지 등 인프라 섹터는 틈새 시장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딜의 컨소시엄 구성은 한투가 500억원을 에쿼티로, 1100억원을 선순위대출펀드로 총액인수(인수 후 재판매)한다. 삼성화재 등 일부 보험사들이 한투의 선순위대출 책임인수 물량을 인수할 예정이다. 선순위대출 펀드의 연환산내부수익률(IRR)은 연 4%대 초반이다. 대출 투자의 경우 투자 기간 동안 일정 금액의 이자만 받지만 에쿼티 투자는 배당과 함께 펀드 만기시 매각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딜 소싱의 핵심 역할을 했던 한투증권은 향후에도 영국 전력 시장 투자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한투 관계자는 “영국 전력에 대한 전문성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정부 보조금을 받는 안정적 투자처로 태양광 발전소의 밸류에이션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