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로 채권금리가 급등한 가운데 연기금과 공제회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고금리 채권에 단기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채권금리가 오르면 담아놓은 채권에서는 평가손실이 발생하지만, 신규 투자시에는 낮은 가격에 채권을 살 수 있는데다 만기까지 보유한다면 높은 이자를 수령할 수 있기 때문에 고금리 채권을 잘 활용하면 수익률 방어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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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 장기화에 줄줄이 마이너스 수익률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에 따른 국내외 금리 인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적 통화정책,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 영향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운용 성과가 지지부진하다.
국내 자본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과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은 지난해 두 자리수에 육박하는 높은 운용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올해 연초 증시 부진 등 이유로 잠정 수익률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2월 말 기준 기금 규모 918조1960억원에 달하는 국민연금은 대체투자 부문(1.23%)을 제외한 모든 자산군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결국 전체 운용 수익률은 잠정 -3.57%로 집계됐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각각 11.95%와 9.7%의 수익률을 기록한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도 지난 3월 말 기준 평잔수익률이 각각 -5.91%와 -1.2%로 나타났다.
대부분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의 중장기 자산운용 포트폴리오에 따르면 주식과 채권 비중을 줄이는 대신 대체투자 비중을 전체의 약 3분의 1까지 늘려가는 추세다. 하지만 연준의 금리 인상 등 긴축 가속화에 채권 금리도 급격히 오르면서 단기적으로 채권 투자 비중을 확대해 수익률 반등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10년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최근 10년물은 8년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금리발작’ 수준으로 급등했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국채의 경우 수익률 차원보다는 유동성 차원에서 일부 포지션이 필요하다”며 “금리가 오르면 일반 순수 채권보다는 절대 수익률이 잘 나오는 구조화 노트 등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도 “연기금들이 그동안 채권 금리가 너무 낮아서 대체투자 위주로 자금을 운용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지금은 안전한 채권도 나오니 일시적이라도 비중을 늘려보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고금리 채권 단기 투자 좋지만 안정성 고려해야”금리가 올라가면 채권 가격은 하락하기 때문에 채권 투자에 대한 매력도는 상승한다. 전체 자산 중 채권 비중이 52.6%에 달하는 노란우산공제는 가입자 금리보다 채권 금리가 높아 올해 예정대로 채권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공제회 관계자는 “지금 채권이 매력적인 상황에 도달해 채권의 매력도가 높아졌다는 데 대해 모두 공감하는 상황”이라며 “금리 인상에 따라 현재 발행되는 채권의 지급 금리가 높아 올해 계획대로 채권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연기금과 공제회 특성상 회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연금을 지급하다 보니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만큼 금리 인상기에 무조건 채권에 투자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지난 달 초쯤에는 당시 금리에 기준금리 인상 폭이 선반영된 측면이 있어 채권 투자 전망이 좋았다”면서도 “예상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해 미국 금리 인상 속도도 빠르고 횟수도 늘어나니까 예측이 어려워 관망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에 고금리 채권에 투자하는 전략은 좋은 전략이라고 판단된다”며 “다만,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필수적인 공제회는 만기가 길더라도 신용등급이 좋은 회사에 투자하는 방향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