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선화 박정수 기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올 초 전라북도 전주로 이전한 이후 퇴직자들이 몸값을 높여 이직하는 사례가 늘어 비난을 사고 있다. 일부에선 기금운용본부가 운용역들의 ‘경력 세탁’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전주 이전 이후 퇴직자가 전체의 80%에 달했고, 2명 중 한 명이 1주일 이내에 민간 금융투자기관으로 이직에 성공했다.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인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전북 전주시갑)이 국민연금공단에서 제출받은 ‘금융관련기관 재취업 기금운용본부 퇴직자의 재취업 및 재취업기간 현황 자료’를 보면 시장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리는 기금운용본부 출신 운용역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2012년부터 올해 9월까지 지난 5년간 기금운용본분의 퇴직자 10명 중 7명이 동종 민간 투자기관 재취업에 성공했고, 이 중 60%가 일주일만에 새 직장를 찾았다. 구체적으로 퇴직자 89명 가운데 73명이 민간 투자기관에 재취업했고, 40명이 1주 이내에 이직한 것이다. 특히 재취업자 10명 중 8명이 새 직장을 찾는데 한 달이 걸리지 않았다.
문제는 전체 인원 220명 중 40%에 달하는 89명이 퇴직한 가운데 60여명이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 기점으로 이탈했다는 점이다. 퇴직자 10명 중 7명이 전주 이전을 이유로 연금을 떠나 민간 투자기관으로 흡수됐다. 연금 출신 운용역을 선호하는 민간 투자기관이 많다 보니 전주 근무를 원치 않는 이들의 퇴직이 줄줄이 이어진 셈이다.
전주 이전이 운용역 대거 이탈의 트리거가 됐지만 민간 투자기관과의 연봉 격차도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크레딧잡에 나타난 국민연금공단의 평균 연봉은 6241만원으로 시장 평균 절반 정도다. 기금운용본부의 실장급 연봉이 1억원 미만으로 성과급 시스템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예를 들어 같은 해외 대체 투자를 업무를 하더라도 기본급과 인센티브 구조 때문에 연 봉차는 2~3배로 벌어진다.
이 같은 연봉 격차 해소를 위해 전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이 연봉 10% 인상안을 추진했지만 올 초 돌연 사직 통보를 받으며 유야무야됐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직인 기금운용본부 운용역들 대부분이 경력을 쌓아 떠날 생각만 한다”며 “지방 근무환경, 낮은 연봉 수준 등을 고려할 때 연금에서 일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