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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글로벌 퍼스트’로 가는 스타트업…뒷받침 못하는 국내 VC

창업 초반부터 해외 겨냥…해외 매출이 밸류 견인
엑시트 지연·금리 고착… 역외 모금 환경은 여전히 보수적

등록 2025-09-02 오후 5:41:24

수정 2025-09-02 오후 5: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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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원재연 박소영 기자] 국내 스타트업이 창업 초기부터 해외 매출과 고객을 겨냥하는 ‘글로벌 퍼스트’ 전략으로 이동하고 있다. 반면 이들을 뒷받침해줄 벤처캐피털(VC)들의 본격적인 해외 진출 속도는 기대 이하다. 초기 기업이 단독으로 해외 자금과 레퍼런스를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VC 등 투자사(GP)들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결정적 변수로 떠올랐지만 현장의 체감은 여전히 ‘과도기’인 모습이다.

2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내수 성장성의 제약과 유동성 위축이 겹치면서 창업 시점부터 해외 시장을 전제하는 스타트업이 늘어나고 있다. K-뷰티·소비재·소프트웨어 등에서 해외 매출이 기업가치 재평가로 연결된 사례가 누적되며 유사 전략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 전문회사 CB 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벤처 투자 금액은 946억달러(약 131조 7778억원)로 3분기 연속 90억달러(약 12조 5370억원)를 웃돌았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올해 벤처 투자 금액은 지난해 대비 53%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투자 건수는 2016년 4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해 글로벌 VC들이 소수 알짜 스타트업에 자금을 몰아주는 경향을 보여준 것으로 나타났다.

IB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상황일수록 국내 VC들이 해외 진출에 속력을 내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과 현지 적응을 도와야 할 시점이라 강조한다. 문제는 GP 쪽의 속도다. 글로벌 금리 장기화와 회수 지연으로 역외 모금이 까다로워졌고, 상위 하우스를 제외하면 해외 블라인드 풀 결성은 건건이 협상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GP가 차별적 섹터 전문성과 일관된 트랙레코드를 증명하지 못하면 ‘선택받기’가 쉽지 않다는 게 공통된 진단이다.

이에 국내 VC들은 인력과 거점부터 손보고 있다. 해외 대학 출신이나 글로벌 기업 경력 인재로 전담팀을 꾸리고, 미국·일본·동남아 등 허브에 거점을 마련해 공동운용(Co-GP)·공동투자(Co-invest)로 실적을 쌓는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

실제 해외 무대에서 존재감을 보이는 국내 하우스는 제한적이다. 일본에서는 신한벤처투자가 현지 파트너와의 합작 구조를 통해 초기 생태계를 공략하고 있고, 동남아를 포함한 글로벌에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선택적으로 기회를 찾아 나서는 모습이다.

알토스벤처스는 더 길게 축적된 트랙레코드로 국내외 창업가들의 대표적 ‘교두보’로 꼽힌다. 실리콘밸리 본사 기반으로 한국·미국 양축에서 쿠팡·우아한형제들·비바리퍼블리카(토스)·로블록스 등에 초기부터 참여해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 굵직한 성과를 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VC가 해외 현지에서 펀드레이징·투자 성과를 내려면 △해외 현지 투자·펀드 운용 성과 △투자활동을 위한 현지 전문 투자인력 △펀드 결성·운용을 위한 팀과 운용 경험 등 준비 사항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국내 VC 한 관계자는 “대부분 한국 펀드 재원으로 다수 글로벌 투자를 집행한 하우스가 많지만, 실제 현지 펀드 운용 경험을 보유한 토종 VC는 많지 않다”며 “어느 정도 포트폴리오와 투자 성과가 있다고 해도 1호 현지 펀드를 조성할 때 기존 운용 경험 미보유로 펀드레이징 자체가 어렵다”고 상황을 전했다. 한국 법인이 낸 성과가 미국 현지에서 펀드를 잘 운용할 수 있다는 트랙레코드로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이어 “결국 국내 출자자(LP)가 VC의 글로벌 진출에 힘이 돼 줘야 한다”며 “그럼에도 국내 LP 입장에서는 현지 톱 VC에 동일 금액을 출자하는 게 언어적 어려움을 제외하고 더 낫다는 판단을 내리곤 해 아쉽다”는 점을 지적했다.

원재연 기자

1jae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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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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