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들이 인플루언서 산업의 확장판으로 평가받는 ‘스포츠 에이전시’ 시장에 잇따라 진입하고 있다. 스포츠 에이전시가 예측 가능한 수익 구조와 브랜드 성장 잠재력을 갖춘 투자 섹터로 부상한 덕분이다. 특히 스포츠가 팀뿐 아니라 선수 개개인의 브랜드와 미디어 권리, 마케팅 데이터까지 아우르는 복합 자산군으로 자리 잡으면서 투자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모습이다.
27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미국 스포츠 에이전시 ‘액셀스포츠매니지먼트’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약 10억달러(약 1조 4322억원) 규모의 이번 거래는 샴록캐피털이 보유한 액셀스포츠 지분 전량을 넘기는 형태다.
액셀스포츠는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을 관리하는 에이전시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비롯해 NBA MVP인 니콜라 요키치, 전 MLB 스타 데릭 지터 등이 소속돼 있다. 최근에는 헤드헌팅과 마케팅 컨설팅 등 비선수 영역으로도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액셀스포츠의 최근 3년간 커미션 수익은 직전 3개년도 대비 57% 증가한 7억3800만달러에 달한다. 골드만삭스는 액셀스포츠가 안정적인 현금 흐름과 선수 브랜드 가치 상승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전략적 투자 대상이라는 점에서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골드만삭스에게 스포츠 에이전시 및 지식재산(IP) 투자는 낯선 영역이 아니다. 골드만삭스는 앞서 2020년 TPG가 보유하던 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 에이전시(CAA) 지분을 담은 펀드에 투자했고, 이후 프랑스 억만장자 프랑수아 앙리 피노의 패밀리 오피스에 매각될 당시 투자금의 두 배 수익을 거뒀다. 스타 IP가 안정적인 투자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되는 대목이다.
이 같은 성공 사례를 계기로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들 사이에서는 스포츠·엔터테인먼트 IP를 자산으로 보는 관점이 확산됐다. 관련 M&A 사례도 수두룩하다. 예컨대 미국의 기술 투자 전문 사모펀드운용사 실버레이크는 지난해 4월 글로벌 IP 관리 기업 엔데버그룹을 인수해 비상장화했다. 엔데버그룹은 세계 최대 연예인·인플루언서 에이전시인 WME와 스포츠 중심의 IMG, UFC·WWE 등 글로벌 스포츠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단순한 선수 관리 회사를 넘어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브랜드 IP를 통합 관리하는 복합 플랫폼 기업으로 평가 받는다.
이 밖에 브루인캐피털은 지난해 말 유럽의 주요 축구 에이전시 네 곳을 인수해 통합 브랜드를 설립했다. 브루인은 미디어와 스포츠 IP 투자를 병행해온 운용사로 해당 에이전시 통합으로 유럽 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포츠 그룹에 투자한 사례도 수두룩하다. 대표적으로 벨로시티캐피털은 영국의 축구 에이전시 USG에 1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단순한 선수 계약을 넘어 데이터·브랜드·마케팅 서비스 확장으로 연결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로이터를 비롯한 외신은 “골드만삭스는 스포츠 에이전시를 브랜드 자산으로 보고 있다”며 “골드만삭스의 이러한 움직임은 선수 브랜드와 중개 수수료 수익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자본의 전략적 접근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