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세계 최대 국부펀드가 즐비한 중동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업계의 시선이 향하고 있습니다. ‘오일 드라이브(Drive)’는 중동 투자시장 소식을 전하는 시리즈입니다. 오일머니에 뛰어드는 글로벌 투자사들의 이야기와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 신기술 기반 투자에 집중하려는 중동 현지의 소식을 모두 다룹니다. 국내 기업의 중동 자본 투자유치 소식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한국 기업은 이미 중동 지역의 인프라 혁신에 이바지했다. 이제 이들은 중동의 첨단 산업 분야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지난달 29일 열린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GAIC) 2025의 중동 세션에 참석한 카림 엘 솔 걸프캐피탈 대표가 전한 말이다. 그는 중동 투자시장이 황금기에 접어들었다며 한국 기업이 현지에 투자할만한 가치와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내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벤처캐피털(VC)과 연결, 중동과 깊은 협력, 현지 투자 매칭 등에 집중한 이전 정권과 달리 글로벌 진출 정책에 힘주기보다는 국내 투자에 집중하는 식으로 벤처·스타트업 정책이 펼쳐질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도 중동 비즈니스를 펼치는 관계자들은 “현지에서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며 정권과 상관없이 한국과 중동의 협력이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상황이다. 이재명 정부 표 중동 관련 투자·협력 정책이 어떻게 펼쳐질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 왼쪽부터 김영일 이화자산운용 이사, 카림 엘 솔 컬프캐피탈 대표, 이반 글리치 스파크랩사우디 공동설립자, 살레 알 하마디 사우디 알아사 상공회의소 수석고문이 5월 29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서울에서 이데일리·KG제로인 주최로 열린 ‘2025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에서 ‘오일머니-걸프지역 펀드와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란 주제로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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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글로벌 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의 중동 진출 열풍이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아랍에미리트(UAE) 현지에 거주하는 한 스타트업 대표는 “한국의 혁신 스타트업 기조가 정권 교체 관계없이 비교적 일관됐다”고 평가하며 중동 관련 스타트업 지원 전략도 이전 정권과 비슷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아직 정권 출범 며칠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지만 각종 지방자치단체와 스타트업 지원 단체들은 국내 기업의 중동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을 속속 내놓고 있다. 예컨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은 중동 무역사절단 참가기업을 모집하고 있고, 경기 광주시 역시 중동 시장개척단 참가기업을 모집한다. 서울창업허브 공덕은 글로벌 진출 지원 프로그램 참가 기업을 모집하면서 중동 진출도 지원할 예정이다.
앞서 업계 일각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잠재성장률 3% 달성을 목표로 경기 부양에 나설 전망이라 글로벌 진출에 힘을 실어주기보다는 국내 생태계 강화에 정책의 추가 기울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이런 상황에도 현지 분위기가 한국 기업과의 협력에 적극이라 “중동 비즈니스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IB 업계 관계자들은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이 특히 ESG나 넷제로 전환을 목표로 세우고 디지털 지속가능 인프라에 관심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때 한국 기술력에 대한 신뢰가 높고 수요가 상당하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관련 분야 국내 기업이 현지에서 프로젝트를 따내거나 투자 유치에 성공한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 벤처기업 에너지엑스는 최근 카타르 왕족 만수르 빈 칼리파 알타니 셰이크가 주도하는 글로벌 기술 중심 복합기업 MBK글로벌과 지속가능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외에도 GAIC2025에서 발표자로 나선 이반 글를리치 스파크랩 사우디 공동창립자 겸 매니징 파트너는 국내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AI·딥테크 △게임 △문화·관광 △자동차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 기업에 대한 사우디 현지 기회가 상당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사우디 정부가 반도체를 핵심 사업으로 정하고 다수 펀드를 결성했다”며 반도체 분야 협력과 진출의 강점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