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수 김연서 기자] 코로나19 이후 사상 초유의 금리 상승으로 부동산 등 글로벌 실물자산 시장이 역풍을 맞았지만, 투자업계 역량은 그만큼 높아졌다. 이전에 간과했던 ‘금리 변수’가 중요한 고려대상으로 떠올랐고, 분산투자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높아졌다.
 |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2025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가 29일 서울 중구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렸다. 장동헌(왼쪽부터) 법무법인 율촌 고문, 제이크 라이트 베인브릿지 자본시장총괄, 다이애나 양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매니징디렉터, 모홀로피 세냐치 MC텔레콤 대표, 송주민 사학연금공단 부동산인프라팀장, 노승환 공무원연금공단 대체투자부장이 ‘다가오는 기회, 실물자산에서 답을 찾다’를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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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패밀리(다세대) 등 주거용 부동산에서 투자기회를 찾는 움직임도 나타났으며, 인프라도 실물자산 특유의 안전성이 부각되면서 선호도가 높아졌다.
29일 더플라자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GAIC) 2025에서는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대체투자 로드맵’ 세션4 패널토론에서 자본시장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토론을 진행했다.
장동헌 법무법인 율촌 고문이 좌장을 맡았고 △제이크 라이트 베인브릿지 자본시장총괄 △다이애나 양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컴퍼니 매니징 디렉터 △모홀로피 세냐치 MC텔레콤 대표 △노승환 공무원연금공단 대체투자부장 △송주민 사학연금 부동산인프라팀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다이애나 양 카이로스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컴퍼니 매니징 디렉터는 “코로나19 이후 정말 큰 변화가 있었는데 무엇보다도 고객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 중요했다”며 “출자자(LP)의 우려 사항이 무엇인지 듣고, 통제 가능한 경제 상황은 무엇인지 파악하는 등 민첩하게 움직여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오피스 공실률이 치솟았는데, 임차인들을 다시 유치하려면 이전에는 신경쓰지 않았던 편의시설(어메니티)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며 “물가 상승으로 외식비가 높아져 직접 점심을 가져오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에 이들이 식사할 공간이 필요하고, 오피스에 컨퍼런스 공간도 부족해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이크 라이트 베인브릿지 자본시장총괄은 “지난 2022년 이후 사상 초유의 금리 상승으로 멀티패밀리(다세대) 시장이 역풍을 맞았지만, 우리 회사는 1조달러 규모의 다세대주택 매각을 했다”며 “인플레이션과 시장 성장률 관계를 게속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주민 사학연금 부동산인프라팀장은 “과거 2~3년간 해외 실물투자는 부동산, 인프라 등에 대한 지분투자(에쿼티)가 많았다”며 “그러나 과거 수익을 얻은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섹터 차원에서 분산투자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실물자산 섹터 차원에서 효율적으로 분산투자하는 GP 발굴이 중요해졌다”며 “일부 유동성 공급이 가능한 오픈 엔디드 전략(개방형) 등 전략적으로 분산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또한 “실물자산 운영기간에 현금 수익(캐시일드)을 늘리는 수단을 찾고 있다”며 “인프라에 국한하면 글로벌 LP들이 지분을 처분하려 하는 반면 매수 수요는 적어서 매수자 우위 시장이지만, 기회를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도 데이터센터 등에서 기술진보에 따른 기회가 있을 것인 만큼 가치를 고려해서 선별적 투자할 수 있는 GP를 찾을 것”이라며 “GP 선정에서 기존에 중요한 요소는 트랙 레코드, 운용 전문성, 규모였는데 최근에는 부동산시장이 어려워서 리스크관리 역량도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노승환 공무원연금공단 대체투자부장은 “이전에는 부동산 등 실물자산 투자를 검토할 때 금리 변수를 크게 고려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금리 충격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해서 들여다볼 것”이라며 “과거에는 임대료가 인플레이션에 연동돼 있다고 보고 넘어갔는데, 코로나19 이후 임대료에 연동된 금리 인덱스가 실제 수치를 못 쫓아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프라 부문은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파악하면 장기적 수익 확보가 가능한 만큼 장기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모홀로피 세냐치 MC텔레콤 대표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경제규모가 큰 지역이 사하라 이남인데, 이 곳은 코로나19 때 부동산 호황기를 겪었다”며 “의료 서비스와 디지털인프라 서비스, 와이파이 네트워크가 갖춰져 있고 여러 물류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아프리카는 이동하려면 공항 접근성이 중요한데, 운용사(GP)들이 자산을 통합해서 인프라 펀드를 결성하기 시작했다”며 “에너지 자산, 디지털 자산, 다른 물류 관련 자산들을 가져와서 통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