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월가에서 영입 좌절…왜?
디시 꺼내든 '구재상 카드' 급부상
현행 조인식 대행, 본부장 논의도
김 이사장 취짐 한달 지나도 공고 못해
내년 2월께나 선임 가능
등록 2017-12-18 오후 4:30:39
수정 2017-12-18 오후 4:33:16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이 취임한 지 한 달 반이 지났지만 600조를 굴리는 기금운용본부 본부장 선임 작업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최근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미국 금융산업의 중심지인 월가에서 전문가를 스카웃한다는 소문이 파다했지만 이마저도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시장 전문가로 거론돼온 ‘구재상 카드’가 다시 상수로 급부상했고 마지막 대안으로 조인식 직무대행 카드마저 나오고 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까지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장으로 미국 보험사인 뉴욕라이프의 존 킴 대표 영입을 추진했지만, 최근 정중히 거절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적의 교포로 한국적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점이 핸디캡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연금 출신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공동투자를 한 경험이 있는 존킴 대표를 본부장 인사 물망에 올려 검토했지만 종합적인 판단 결과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미국 국적인 김 대표를 국민 쌈짓돈을 운용하는 기금운용 본부장에 영입하는 것은 정서상 맞지 않는 애로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가장 유력한 상수로 있었던 구재상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 대표가 다시 부상한 것으로 보인다. 구 대표는 현재 운용 중인 회사를 정리하는 문제가 발목을 잡았지만 이와 관련 정부와 재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그가 운용 중인 회사를 전부 정리할 것을 요구했지만 다른 주주들과의 문제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새 카드로 정부에서 비토를 놓았던 신탁운용 카드를 다시 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구 대표의 회사 정리 문제가 여의치 않을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현행 조인식 직무대행을 본부장으로 선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의 조직 문화에 익숙하고 신임 김 이사장과의 코드가 맞아 무리없이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전임 강면욱 본부장의 돌연 사퇴 이후 순탄하게 조직을 운영해 온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구 대표와 함께 거론됐던 강신우 KIC 대표는 본인이 극구 사양하면서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다. 정부가 러브콜을 보낸 다른 시장 전문가들도 2년 임기 이후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손사래를 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와 코드가 맞는 시장 전문가를 영입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번에도 전임 본부장들과 같은 전철을 밟을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본부장은 국민연금 이사장이 추천하고 복지부 장관이 승인하는 구조다. 기본 2년 임기를 마친 뒤 업무 성과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어 최장 3년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김 이사장 취임이 한 달 이상 지났지만 아직까지 본부장 모집 공고조차 나지 않은 상태다. 본부장 선정 절차 돌입 이후 2달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지금 진행상황이라면 내년 2월께나 선임이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