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한은 총재-부총재 `다른듯 같은` 물가 전망
총재 "하반기 물가압력 완화"-부총재 "하반기 물가 경계"
물가 전반적 상향 우려..`상고하저` 기조엔 한 목소리
등록 2011-03-10 오후 6:35:38
수정 2011-03-10 오후 6:35:38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달만에 25bp 인상한 10일, 한국은행 총재와 부총재가 향후 통화정책의 키워드가 될 하반기 물가 전망을 두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이날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 인상후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 물가 상승압력이 완화될 것"이라고 했는데, 얼마뒤 이주열 부총재는 경제학회 세미나에 참석해 "하반기 물가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언뜻 겉으로만 보면 한국은행내 1, 2인자이자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정식 표결권을 금통위원들인 두 인사가 정반대의 전망을 한 셈이다.
그러나 둘의 발언을 세밀하게 뜯어보면 다른 듯하면서도 다르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물가가 상반기에 높고 하반기에 낮아지는 `상고하저`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은 다르지 않다. 물가 상승률의 절대수준에 대한 발언수위만 다를 뿐이다.
우선, 김 총재의 얘기를 들어보자.
"미래를 정확히 예상할 수 없고 중동·북아프리카 정치 상황을 예상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수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도 계속 오르기보다는 어떤 순간이 되면 진정될 것이다. 하반기가 되면 인플레 압력이 상반기보단 줄어들 것이다. 당초 물가상승률을 올 상반기 3.7%, 하반기 3.3%로 예상했는데 상반기 여건은 당초 예상한 것보다 악화됐다. 급등세는 하반기에 진정될 것으로 본다."
다음으로 이 부총재의 발언이다.
"경기 상승으로 수요압력이 높다. 우려하는 공급 충격의 여파가 크다. 이 부분이 우려된다. 공급 충격이 완화될 순 있다. 그러나 완화되더라도 수요압력이 높고 기대 인플레가 높은 상황이라 하반기 물가를 경계할 수 밖에 없다."
물가는 수요측면과 공급측면, 기대인플레에 따라 좌우되는데, 총재나 부총재 모두 상반기 물가 상승을 야기한 공급측면 압력이 하반기에는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상고하저`의 패턴은 동일한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김 총재는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본 것이고, 이 부총재는 공급측면을 제외한 수요측면과 기대인플레가 높아 하반기 한국은행이 예상했던 물가 상승률 3.3%를 웃돌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관계자는 "현재 추세만 놓고보면 상반기 3.7%, 하반기 3.3%, 연간 3.5%라는 종전 물가 전망치는 어느정도씩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며 "이런 인식에 대한 주관적 해석의 차이가 총재와 부총재 발언을 달라 보이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행 스스로도 물가 안정을 통화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는 만큼 이 정도의 온도 차이가 정책기조에 영향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결국 향후 금리 인상 속도나 시기는 기대인플레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