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외풍에 흔들리는 한국.."단단히 대비해야"
원화채권 순투자 마이너스로 돌아서
외환보유액 3000억 달러 위태
대비책 강구해야
등록 2011-10-04 오후 6:20:35
수정 2011-10-04 오후 6:31:57
[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심화되면서 금융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특히 유럽국가들의 국채만기가 몰려있는 이달이 위기의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10월 첫 거래일부터 환율은 1200원대를 찍는 등 불안한 모습이다.
정부는 부랴부랴 우리나라 금융지표가 건전하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대외 리스크로 인한 불안감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외환보유액을 더 확충하고 주요국과의 통화스왑 계약, 국제공조 체계 마련 등 확실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시장 요동..대외 리스크 취약 `여전`
4일 달러-원 환율이 장중 한때 1208원까지 오르고 코스피는 급락세를 보여 개장 6분만에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등 금융시장은 출렁였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4일 오후 4시에 긴급 브리핑을 열고 국외 신용평가의 5대 지표인 외환보유액, 단기외채불안, 예대율, 경상수지, 국가채무 등을 조목조목 언급하며 금융시장 불끄기에 나섰다.
하지만 여전히 그리스 위기 여파에 따른 불안을 떨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일단 외국인 투자가 이어졌던 원화채권에서 9월 순유출이 발생했다. 템플턴 펀드 등이 국내 채권을 매도하면서 상환금액을 감안한 외국인 순투자는 25억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이탈도 계속되고 있다. 9월 한달동안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에서 총 1조4000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우리나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리먼 사태에 비해 상당히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대외 불안요인에 취약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LG경제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주가하락률과 원화절하율은 지난 2008년 리먼 사태 당시와 비교하면 그 폭은 줄어들었지만, G20를 기준으로 보면 변동성이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환율변동성과 원화절하율은 미국의 신용 등급 강등 이후를 기준으로 주요 비교 대상 22개국 중 6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10월 위기설 등장..유럽 행방에 촉각
문제는 지금의 불안감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또 얼마나 더 심화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10월 유럽 채권 만기가 집중돼 있어 `10월 위기설`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달 이탈리아와 프랑스, 스페인, 그리스 등의 국채만기가 돌아온다. 10월 만기되는 4개국 국채 규모는 952억 유로에 달한다. 무디스의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가신용등급 평가도 예정돼 있고 그리스의 추가 구제금융 집행 여부와 유럽재정안정기구(EFSF) 기능 확대안 발효 여부 등이 이달 안에 판가름난다. 곳곳이 지뢰밭인 셈이다.
국제금융센터는 "10월에도 그리스 구제금융 관련 절차, EFSF 확대 추가 논의 등 여러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주요 경기지표와 기업실적 부진 등 실물 경기 악화 조짐도 가세할 수 있다"며 "유럽 재정불안에 실물경기 부진까지 겹칠 경우 금융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보다 상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위기 방패막 외환보유액 튼튼한가
상황이 이렇자 정부가 충분하다고 강조하는 외환보유고에 대해서도 점차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리먼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2000억달러가 간당간당했던 것에 비해 1000억달러 이상 늘어난 현재 외환보유액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장기전이 될 수도 있으니 추가로 쌓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외환보유액이 유사시 외화자금 부족 이외에 외환시장 안정성을 위해 사용됨에 감안할 때, 시장 안정을 위한 추가 규모의 외환보유액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또 외환보유액 3000억달러 붕괴 가능성도 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다. 외환보유액을 구성하고 있는 유로화와 파운드화의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외환당국의 시장개입이 이어진다면 3000억달러 밑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이날에도 한 때 환율이 15개월 만에 1200원 선을 돌파하자 당국은 15억~20억달러 규모의 개입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