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7일 한반도가 통일되면 최악의 경우 우리나라 신용등급이 BBB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멕시코, 러시아와 같은 신용등급이다.
킴엥 탄 S&P 정부 및 공공기관 신용평가 담당 상무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 신용등급 전망: 정부, 은행 및 기업`세미나에 참석해 "한반도가 평화 통일되면 가장 낙관적으로 봤을 때 현재와 같은 A등급을 줄 수 있지만, 가장 최악의 경우 지금보다 3단계가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킴엥 상무가 가정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내년 한반도가 평화통일이 될 경우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돼 정치 분야는 점수가 현재와 비슷하거나 낮아진다. 경제 분야는 북한에 대한 재정지출이 최대 1조5000억달러에 달해 점수가 하향조정될 전망이다.
통일 원년인 내년의 경우 1인당 GDP규모는 1만2000달러 수준으로 올해 2만2000달러의 절반 가까이 하락하고, 통합재정수지도 GDP대비 약 3%수준의 적자를 기록한다. 경상수지도 2% 넘게 적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나마 통일 이후에도 원화의 변동환율제도는 유지돼 통화환경은 비교적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S&P는 미국, 유럽 등 글로벌 경제로 인해 우리나라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일은 없다고 확인했다. 킴엥 상무는 "미국, 유럽이 어느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부정적 영향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유럽 경제가 예상보다 안 좋고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면 현재의 A등급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S&P는 미국과 유로존 경제가 올해 1.6%, 1.7% 성장하고, 내년에도 1.9%, 1.5% 성장해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의 경우엔 올해와 내년 4.3%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S&P는 이날부터 오는 21일까지 방한해 우리나라와 연례협의를 개최한다. 이후 신용등급평가위원회를 거쳐 S&P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평가할 예정이다. S&P는 6년째 북한리스크를 이유로 우리나라에 A등급을 부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