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커진 금통위 빈자리..한은 총재는 소극적
한은총재 "열석발언권, 법적으로 보장된 것"
등록 2011-09-27 오후 4:25:09
수정 2011-09-27 오후 4:25:09
[이데일리 문정현 기자] 1년 반 넘게 이어지고 있는 금융통화위원 공석에 대해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금통위원 추천권을 갖고 있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왜 추천하지 않았는지를 캐묻기도 했다.
상의는 청와대에서 추천해주지 않았다고 책임을 넘겼고, 금통위 의장으로서 매달 회의를 주재하는 김중수 한은 총재마저도 "임명에 관해 답할 입장이 못 된다"는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당장 내년 4월 현재 6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4명이 임기만료로 바뀌는 만큼 한명의 빈자리가 더욱 큰 상황이다. 금융시장 불안이 높아지는 가운데 금통위원들이 대거 바뀌면 한은의 발빠른 대응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 대한상의 "점지해줘야 추천하지?"
27일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금통위원 한자리가 오랫동안 공석으로 남아있는 이유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이날 기재위 의원들은 이례적으로 금통위원 추천 기관인 대한상공회의소의 손경식 회장을 증인으로 불렀다. 손 회장은 추천권을 행사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아직 정부의 의견을 듣지 못했다"며 "청와대에서 정하면 상의가 받아들이는 것이 지금까지 관행이었다"며 책임을 미루는 모습이었다.
이에 이정희 의원은 "추천권이 청와대에서 점지하는 분으로 정하는 관행으로 매우 무력화됐다"며 "청와대가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하고 대한상의는 추천권을 반납해야 한다"고 강경하게 질책했다. 일부에서는 대한상의 회장의 직무 유기라는 비난도 나왔다.
◇ 눈치만 살피는 한은 총재.."말할 입장 못 돼"
현재 금통위원은 7명으로 구성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작년 4월 박봉흠 위원이 퇴임한 이후로 17개월째 공석인 상태다. 이대로라면 내년 4월 이주열 부총재와 최도성 위원, 김대식 위원, 강명헌 위원의 임기 만료로 5명의 금통위원이 한꺼번에 채워져야 한다.
만약 지금과 같은 글로벌 위기 상황이 재차 불거지기라도 한다면 한은의 노련한 금융안정 정책을 기대하긴 무리다. 이미 한은 내부에서도 금통위원이 한꺼번에 교체되는데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정작 문제점은 가장 아쉬워야 할 한은 총재도 대한상의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입장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날 한은 총재는 금통위원이 현재 임명돼야 하는 이유를 적극적으로 설명하기보다 한은이 임명 여부에 대해 언급할 입장이 아니라는 점에 더 초점을 맞췄다.
한은 총재는 대한상의 추천권이 행사되지 않는데 대해 "관행에 대한 의견은 말할 수 없다"며 "(금통위원 공석은) 임명 측이나 추천 측이 이미 다 아는 사안"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금통위원 임명이 현재 진행 중인 사항이 아니라면, 의원들의 비난이 청와대로 집중되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열석발언권에 대해서도 방어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김 총재는 "취임 이후 열석발언자의 발언 순서가 오히려 바뀌었다"며 "열석발언권은 법적으로 보장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