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보희 기자] 무인단속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신호·속도위반자도 보험료 할증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이 일단 제동이 걸렸다. 이와 맞물려 늘어나는 보험료 만큼 교통법규를 잘 지킨 사람에게 보험료 할인 혜택이 돌아가게 한다는 구상 또한 예정대로 시행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재 개정을 추진중인 `보험업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중 무인단속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사람도 보험료 할증 대상에 포함시키려던 방안이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결과 공청회를 거쳐 다시 심사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정부는 지난 2000년부터 교통법규 위반자에 대한 자동차 보험료 할증제도를 시행중이다. 하지만 무인단속으로 과태료가 부과된 신호·속도위반자는 보험료 할증 대상에서 제외돼 형평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 2008년 기준 전체 신호·속도 위반자 중 과태료 부과 비율은 88.3% 를 차지한다.
금융당국의 개선방안은 무인단속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사람도 보험료 할증 대상에 포함하고, 대신에 할증된 보험료 만큼 교통법규를 잘 지킨 사람에게 보험료 할인 혜택을 주겠다는 취지다.
내년 5월부터 적용돼 오는 2014년 9월부터 보험료 갱신시에 적용될 예정이다. 이는 내년 5월 이후 무인단속으로 3회 이상 과태로 처분을 받으면 보험료 할증 대상에 포함되며 2014년 9월부터 보험료가 할증된다는 의미다. 대신 교통질서를 잘 지킨 이들은 그만큼 보험료 할인 효과를 볼 수 있다.
 | | ▲ 자료:금융위원회 |
|
만약 이번 개선안이 그대로 적용되면 보험가입자 약 1450만명 중 약 40만명이 추가로 할증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1인당 약 2만3500원(5% 할증시)에서 6만5000원(10% 할증시) 정도 보험료를 추가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대신 약 700만명은 보험료 할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교통법규 준수자는 1인당 보험료 65만원 가정시 그동안 4700원 할인받던 것에서 8200원을 할인받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초 0.7% 였던 할인율이 1.3%로 두 배 가량 증가하는 셈이다.
하지만 규개위 심사 결과에 따라 이번 방안은 공청회 절차를 거쳐야 한다. 금융당국은 다음주 초 관계기관 등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공청회를 갖고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이어 다시 규개위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당초 시행방안이 변경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공청회를 통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개선하라는 취지로 당초 내년 5월에 시행하기로 했던 일정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일각에서 이번 방안이 보험사의 수지만 개선해 주는 게 아니냐는 지적은 기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보험사의 총보험료 수준은 동일해야 한다는 `보험업감독규정`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만약 보험사가 할증 제도를 통해 추가 수익을 내고 할인은 해주지 않아 총보험료가 증가한다면 이는 감사 대상"이라며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은 이미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