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수정 기자] 정부가 별도의 신청없이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유동성을 공급받을 수 있는 방안을 각 국가들과 논의하고 있다.
IMF 구제금융에 대한 부정적 인식, 이른바 `낙인(스티그마)효과`를 줄이기 위해 대출제도를 개선하자는 것이다.
이번 안이 도입되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국내에 달러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4일 정부 관계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제로 IMF의 탄력대출제도(FCL), 예방적대출제도(PCL)를 변경하는 안이 채택됐다"면서 "일부 동조하는 국가들이 생겨나면서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IMF의 FCL, PCL제도는 펀더멘털이 건전한 일부 국가가 일시적으로 외환사정이 나빠질 경우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지난해 서울 정상회의에서 한국 주도로 추진해 채택된 바 있다.
이번에 논의되는 방안은 개별 국가가 IMF에 대출을 신청하는 것이 아니라 IMF가 지원 대상국가를 선별해 대출받을 것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IMF 구제금융에 대한 부정적 인식때문에 FCL, PCL제도 역시 거부감이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과거 방식으로는 IMF 자금을 활용하기 어렵다고 판단, 거꾸로 IMF에서 `사전경보시스템(Early Warning Exercise)` 등을 활용해 먼저 유동성 지원 의사를 밝히고 각 국이 적기에 유동성을 확충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다음 달 G20에서 이 안이 채택되면 우리나라는 시장상황에 따라 IMF로부터 대출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국가별 통화스왑 상설화보다는 IMF 대출제도 변경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와 같이 내부가 아닌 외부적 요인으로 단기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는 신속하게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다음 달 3~4일 열리는 G20 프랑스 정상회의에 앞서 각 국가의 실무진들과 IMF의 FCL, PCL제도 개선에 대한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다. 다만, 여전히 제도 개선에 반대하는 국가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