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매각 공고.. 현 가치 2280억원
삼성측 에버랜드 직상장 가능성 변수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한국장학재단이 삼성에버랜드 지분매각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장학재단 측은 지난 9월
삼성카드(029780)의 에버랜드 지분(20.64%) 매각이 발표된 후 자신들의 지분 매각작업을 잠정 중단했었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장학재단은 다음달중 삼성에버랜드 지분 4.25%(10만6419주)에 대한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다. 장학재단이 보유한 지분은 2006년 삼성으로부터 기부받은 것으로 당시 상속세법과 증여세법 평가액 기준 740억원 수준이었다. 6월말 기준 삼성카드의 장부가(주당 214만원)를 적용하면 현재 가치는 2280억원에 달한다.
장학재단 관계자는 "연내 매각 공고를 내기 위해 현재 회계법인 평가를 업데이트하고 있고, 기관 등의 움직임도 살피고 있다"며 "다음달 공고를 내고, 내년초 실제 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학재단은 지난 5월 동양종금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면서 에버랜드 지분매각에 속도를 냈으나, 삼성카드가 1조원 이상의 대규모 물량을 내년 4월까지 매각키로 하면서 지분매각 작업을 잠정 중단했었다.
이런 입장이었던 장학재단이 에버랜드 지분 매각을 다시 추진한 것은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매각이 지지부진하고, 이미 1년 가까이 지분 매각을 끌어왔다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IB업계 관계자는 "비상장사(에버랜드) 지분매각임에도 삼성측에서 기업공개(IPO) 등 별다른 엑시트(투자회수) 조항을 넣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그래서 외국계를 비롯한 기관들이 별로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장학재단은 당초 계획대로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으로 딜을 진행할 방침이다. 지난 8월 장학재단이 에버랜드 지분 매각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당시 기관 등의 수요가 매각 지분을 웃돈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시기에 따라 장학재단의 지분매각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삼성으로서는 금산법(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따른 법률)에 따라 내년 4월25일까지 금융사(삼성카드)의 비금융회사(에버랜드) 지분율을 5%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이때까지 지분을 매각하지 못하면, 삼성카드는 금융위원회로부터 매각 명령을 받고, 이행강제금을 내야할 처지에 놓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외국계 등을 대상으로 에버랜드 지분 매각을 적극 추진하기 보다 내년에 직접 상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매각대상이 되는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 20.65%를 구주매출하면, 이사회 구성이나 투자회수 조건 등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성으로서는 일정부분 과징금(이행강제금)을 내더라도 내년에 에버랜드 직상장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만약 이런 시나리오가 부각된다면 장학재단의 지분매각도 흥행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