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6일 서울시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8년도 제1차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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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사실상 민간위원회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외압 논란에 휩싸였던 문제를 사전에 차단, 기금운용본부를 건전화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아울러 오는 7월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대한 심의도 진행할 계획이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위원장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는 16일 서울시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2018년도 제1차 회의’를 열고 위원 3명 이상이 요구하면 외부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된 국민연금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가 의결권을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의결권행사 지침 개정안을 원안대로 통과했다.
기금위 종료 후 박 장관은 “국민연금 의결권을 민간에 넘기는 것에 대해 염려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수긍했다”며 “기금운용본부에서 판단하기 힘든 사안에 대해 민간 전문가들이 한 번 더 검토하겠다는 것으로 본부 운영을 건전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결권전문위는 국민연금이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2006년 설치된 외부 독립기구다.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는 180여 개 정도로 국민연금의 의결권은 주요 기업의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막강하다. 국민연금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의 의결권을 행사할 때 통상 국민연금운용본부 투자위원회가 결정하는 데 내부인사들로만 위원들로 구성돼 독립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아 이를 보완하려 만들어졌다. 내부에서 독자적으로 판단하지 못할 정도로 복잡하거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의결권을 행사할 때 외부 의결권 전문위원이 판단을 내리는 구조다.
하지만 과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등과 관련 민간 전문위원회에 의결권을 부여하지 않고 국민연금이 직접 행사해 논란이 있었다. 이번 개정안은 전문위원 3명 이상이 요청하면 의결권 안건을 전문위원회에서 직접 행사하게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지침이 이런 방향으로 개정되면 민간 전문위원회가 600조원이 넘는 국민연금의 의사결정과정을 영향력이 훨씬 커질 전망이다.
박 장관은 “의결권전문위가 언제든 의안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신중하게 안건을 검토할 것”이라며 “좀 더 객관적이고 신중하게 문제를 접근하고 분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국민연금운용본부 투자위원회가 심의한 수천건의 안건 가운데 10건 이내 정도만 의결권전문위에 심사를 요청했다”며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도 1년에 10건 이내 수준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사 요청 건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있거나 쟁점화돼 기금운용본부의 실무적 판단이 어려운 사안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장관은 “일부에서 의결권 개정안이 국민연금의 독립성, 책임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하지만 정부는 의결권 행사에 개입할 어떠한 의사도 의지도 없다”면서 다양한 보완장치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녹취록 수준으로 회의록 작성하고 이해 상충 여부 확인서나 서약서 제출 등 다양한 보완 조치가 담겨 있다”며 “의결권행사 지침 개정안을 통해 논란을 해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박 장관은 “지속 가능한 국민연금을 위해서는 기금 운용 체계 개편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중요한 과제”라며 “현재 진행하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위한 연구용역 등이 원활하게 진행된다면 7월에 기금위에서 심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