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프랑스 사모펀드(PEF)운용사 아르디앙이 지난 12월에 이어 최근 영국 히드로 공항 지분을 추가로 사들였다. 지난해 일부 사모펀드운용사와 기업으로부터 공항 지분 22.6%를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거듭난 지 불과 3개월 만이다. 히드로 공항이 제3 활주로 신설에 나서는 등 막대한 인프라 투자를 예고하고 나선 가운데 아르디앙의 지원사격을 계기로 ‘유럽에서 가장 혼잡한 공항’이라는 평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고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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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사모펀드운용사 아르디앙은 최근 영국 대학연금제도와 스페인 인프라 운영사 페로비알 등으로부터 FGP탑코(히드로 공항 지주회사) 지분 10%를 8억 7000만 파운드(약 1조 6125억원)에 추가 인수했다. 이로써 아르디앙이 보유한 히드로 공항 지분은 기존 22.6%에서 32.6%로 확대됐다. 현재 히드로 공항의 또 다른 주요 주주로는 카타르투자청과 싱가포르투자청, 호주퇴직연금, 중국투자공사 등이 있다.
아르디앙은 258조원을 운용하는 프랑스의 사모펀드운용사로, 다양한 산업에 걸쳐 광범위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특히 공항과 도로, 에너지 등 주요 인프라 자산에 대한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히드로 공항 지분 22.6%를 4조원 수준에 인수하면서 영국 자본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 주목받았다.
아르디앙이 두 차례에 걸쳐 히드로 공항에 통 큰 베팅을 한 배경을 이해하려면 히드로 공항의 운영 상황을 짚어봐야 한다. 영국 히드로 공항은 지난 2000년도부터 △부족한 활주로 △높은 이용객 수 △보안 및 입국 관련 인력·시스템 미비 등의 문제로 ‘세계에서 가장 혼잡한 공항’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 히드로 공항의 지난해 연간 승객 수는 직전년도 대비 6% 증가한 8390만 명을 기록했는데, 두 개의 활주로 만을 운영하는 공항 특성상 보안 검색과 입국 심사 부분에서 혼잡도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공항 측은 이러한 혼잡도를 개선하기 위해 영국 정부 등과 제3 활주로 신설 계획을 논의해왔고, 지난 2018년 정부 승인을 획득했다. 이는 공항 측이 제3 활주로 신설 필요성을 처음 제시한 지 무려 15년 만의 승인이다. 계획대로라면 제3 활주로는 2025년 신설을 마쳐야 했으나, 환경 문제와 지역 주민의 반대, 정치적 이유 등으로 지연됐다.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이용객이 나날이 증가하자 히드로 공항 측은 제3 활주로 신설 계획에 다시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히드로 공항은 향후 2~3년간 수십억 파운드를 투자해 공항의 운영 시스템을 개선하고, 유럽의 탈탄소화 목표에 부합하는 친환경 공항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한 아르디앙은 히드로 공항의 제3 활주로 신설에 힘을 싣는 한편 인프라 투자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통 큰 베팅을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 3 활주로가 계획대로 진행만 된다면 향후 공항의 가치가 대폭 상승할 것으로 본 것이다. 여기에 공항의 탈탄소화 프로젝트에 투자함으로써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기준도 충족할 수 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회사 측은 성명을 통해 “공항 이용객이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는 점은 인프라 확장이 필요하다는 뜻”이라며 “이번 공항에 대한 투자는 결국 영국에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