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진섭 기자] 달러-원 환율 폭등에 기업들이 반짝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배합사료업체들도 빨간불이 켜졌다. 배합사료 원료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상황에서 환율급등은 환차손으로 이어져 수익성 악화로 직결된다.
6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농협사료는 지난달 28일 NH투자선물 센터장을 비롯해 국내 외환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외환리스크관리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번 협의회에서는 환율 변동폭, 향후 방향성, 대응책 등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사료협회도 환율 관련 회의를 갖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료업체들이 환율 움직임에 민감한 데는 원자재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결제 방식 역시 후불결제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현재 배함사료 원료의 수입 비중은 대략 75%. 하지만 해외에서 콩 등 작물을 수입해 국내에서 가공할 경우 국내산으로 분류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사실상 95%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배합사료업체들은 원료를 3~6개월 전에 구입한 뒤 결제 시점에 환율을 맞춰 원료구입비용을 정산하는 게 일반적. 구입 시점에 환율이 낮더라도 결제 시점에 환율이 급등하면 환차손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등 환 리스크에 무방비인 상태다.
환율은 지난 8월 1일 달러-원 환율이 1050원대에 불과했지만 이달 4일에는 한 때 1200원을 돌파하는 등 급격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8월초 원재료를 계약한 사료업체 입장에선 불과 두 달 만에 150원이나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이재웅 농협사료 외자구매부 차장은 "환율이 1% 상승하면 배합사료 생산비가0.65~0.7% 올라가기 때문에 최근 환율 급등으로 사료업계의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사료가격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농민들 부담이 커져 가격 인상 역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사료업계 한 관계자는 "영세 사료업계는 환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돼 있어 어려움이 더 크다"며 "그동안 구제역과 한우가격 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축산농가의 사정도 이해되지만, 사료업체들 역시 이대로 가다간 도산할 가능성이 높아 조만간 사료값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