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인프라 투자의 ‘큰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주요 투자자들을 따라 소극적으로 투자했던 과거와 달리 주도적으로 인프라 금융에 나서고 있다. 오는 2021년 시행 예정인 보험사 부채시가평가를 앞두고 채권을 대신할 대안 투자처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선 것이다.
보험사, 민자 고속도로 주요 투자자로 부상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안정적으로 장기 투자를 선호하는 보험사들이 채권 대신 인프라 투자를 대안으로 선택하며 인프라 시장의 주요 투자자(메인 앵커)로 떠오르고 있다. 향후 금리 상승으로 채권 수익률 악화가 예상되는데다 5년 뒤 새로운 회계기준(IFRS 17) 도입을 대비해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외 인프라 투자 상황을 살펴보면 보험사들이 거의 빠지지 않고 주요 투자자로 나서고 있다. 지난주 투자의향서(LOI)를 마감한 이천~오산 고속도로 건설에도 보험사들이 대거 뛰어들었다. 롯데손해보험이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교보생명과 한화손보 등도 출자할 계획이다. 연평균수익률이 5% 이상일 것으로 기대되는 이천~오산 고속도로는 올해 마지막 민자 고속도로 투자 상품이다. 이에 목표 금액인 6000억원보다 3배 이상 많은 자금이 몰리면서 ‘오버 부킹’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외 SOC(사회기반시설) 투자는 투자 기간이 최소 10년 이상이고 매년 안정적이 배당 수익이 나오기 때문에 보험사의 투자 성향과 잘 맞아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국내 인프라 투자, 위험 비율 50% 감면 혜택태양광 투자도 올해 보험사들이 대거 선호했던 투자처 중 하나다. 최근 자금 모집이 완료된 KDB인프라자산운용의 3500억원 규모 태양광 펀드는 신한금융투자를 제외한 모든 투자자가 보험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투자금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 펀드를 포함해 올 들어 국내 태양광 펀드는 6개가 설정됐다. 현재 메리츠종금증권은 1000억원 규모의 올해 마지막 태양광 펀드의 투자자를 모집 중이다. 국내 태양광은 이미 검증된 투자처로 이미지가 좋은 편이다.
이러한 인프라 투자 장점으로 보험사 전체 자산 중 인프라 투자 비중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한화손해보험은 올해 국내외 인프라에만 약 5000억원을 투자했다. 롯데손해보험의 투자액도 연말까지 3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한화 손보 관계자는 “국내든 해외든 인프라 투자는 꾸준히 늘려나갈 예정”이라며 “좋은 투자 건을 꾸준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험사들이 국내 인프라 펀드를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는 부채 리스크 비율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인프라에 투자할 경우 리스크 비율 감면 혜택이 50%에 달한다. 반면 해외 인트라 투자의 경우 리스크 비율 혜택이 없다. 이에 해외 인프라 투자 쪽은 목표 수익률이 보험사보다 높은 공제회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