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성우 기자] 초음속훈련기 T-50 제조사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주당 1만4000~1만6000원의 기대치를 내밀고 본격적인 상장공모에 뛰어들었다. 현 공모희망가격 범위(밴드)는 주식시장에 첫 발을 디딜때 자신의 `몸값`은 물론 향후 민영화 계획과 맞물려 매각금액을 가늠할 잣대다. 반면 희망가격이라고는 하나 지금의 밴드가격에는 공모 직전 뜻하지 않은 일시적 우발채무가 녹아들어있는 것도 사실이다.
KAI의 상장공모주식은 3661만주로 공모예정금액은 5126억~5858억원이다. 공동대표주관회사(우리투자·현대증권)가 제시한 주당 희망가격 범위(밴드) 1만4000~1만6000원(5000원)을 적용한 금액이다. 밴드가격에 해상초계기(P-3) 납품 지연에 따른 우발채무가 반영돼 있다.
KAI는 지난 2005년 방위사업청과 해상초계기(P-3) 8대의 기체수명 연장 등과 관련해 2009년까지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생산일정이 늦어지면서 납품이 지연됐다. 이에 따라 방위사업청으로 부터 지체상금이 부과될 것을 예상한 KAI는 2009년에 588억원을 충당금으로 손실처리했다. 이어 지난해 38억원을 납부한 뒤 손실충당금 잔액을 546억원으로 설정해 둔 상태였다.
하지만 방위사업청은 지난 12일 지체상금 879억원을 확정 통보했고, KAI는 올 1분기에 충당금 미설정분 295억원을 전액 매출에서 차감했다. KAI의 올 1분기 매출이 29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 줄어든 이유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6.5%, 87.8% 급격히 감소한 38억원, 27억원에 그쳤다.
KAI의 공모 밴드는 유사회사의 주가수익비율(PER) 적용 방식으로 산출됐다. 미국의 보잉(Boeing) 및 록히드마틴(Lockhee Martin), 유럽의 EADS 등 외국사 3곳과 삼성테크윈을 잣대로 삼았다. 실적은 2010년 기준으로 기준주가는 지난 4월24일~5월23일 한달치다. 4개사의 평균 PER가 20.9배로 나왔다.
KAI는 PER를 주당순이익(EPS)에 바로 적용하지 않았다. 295억원의 충당금 때문이다. 주관회사 관계자는 "일회성이 성격이 강하기는 하지만 금액면에서 중요성이 있는 만큼 예비산출시가총액에서 충당금을 차감해 주당가치를 매겼다"고 말했다. KAI는 지난해 788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여기에 유사회사의 평균 PER를 적용한 예비산출시가총액 1조6500억원에서 우발채무를 차감한 뒤 수정시총 1조6200억원에서 상장예정주식 9748만주를 적용해 주당가치를 매겼다. 주당 1만6600원이다. 현재 밴드가격은 주당평가액의 84~96% 수준이다.
KAI의 확정공모가는 오는 16~17일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최종 결정된다. 공모주식의 60%인 2197만주가 대상이다. 한편 이번 수요예측은 가격을 제시하지 않고, 수량 혹은 총 참여금액만 제시하는 가격미제시는 허용하지 않아 기관들의 동향에 다소 변수가 될 수 있다. 아울러 확정공모가 미만으로 가격을 제시했더라도 확정가의 -4% 이내에 들고 확정가에 배정을 희망하면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다는 점도 `몸값` 결정에 흥미로운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