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문정현 기자] 우리나라 경제회복 속도가 점차 느려지고 있다. IT 업황 부진으로 설비투자가 감소하고 재고가 줄어든 탓에 지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증가세는 전기대비 둔화됐다. 전년동기대비 증가율도 정체 양상을 보였다.
양호한 수출이 국내 경제의 버팀목이 됐지만, 글로벌 경제둔화 가능성과 내수 부진에 올해 경제성장률이 전망치를 달성하기 어렵게 됐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제 부진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국내 경기의 활력이 이대로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 다시 고꾸라진 내수
 | | ▲ 한국은행. 단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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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한국은행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0.7%, 전년동기대비 3.4% 성장했다고 밝혔다. 전기대비 성장률은 올해 1분기 1.3%, 2분기 0.9%로 점점 폭이 낮아졌고 전년동기대비 수치도 이와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수출이 2% 성장해 증가폭이 확대됐지만 내수가 다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2분기 1.6%포인트로 치솟았던 내수 기여도는 3분기 0.5%포인트로 내려앉았다.
특히 설비투자의 전기대비 증가율은 지난 2분기 3.9%에서 마이너스(-) 0.4%로 돌아서 변동폭이 컸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 설비투자가 줄어든 영향이다.
두 분기 연속 플러스를 보이던 재고증감 기여도도 3분기 0.3%포인트 하락했다. 건설투자는 토목과 건물건설 증가에 힘입어 전기대비 2.2% 증가했지만 한은의 기대치에는 못 미쳤다는 분석이다. 민간소비도 지난 2분기 0.9%보다 낮은 0.6% 증가에 그쳤다.
김영배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농업뿐만 아니라 관광 등이 위축되고 유럽발 금융위기로 대외 여건이 악화되는 등 복합적인 요소가 있었다"며 "기업들이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투자를 늦추고 물가 상승과 주식시장 폭락으로 소비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 글로벌 수요 둔화..4분기 전망 `어둑어둑`  | | ▲ 한국은행. 단위:%p, 전기대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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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올 4분기 성장세가 3분기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봤지만, 내수가 추세적인 증가세를 보이지 못하고 대외 불확실성에 수출 호조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은 불안 요인이다. 때문에 4분기 경제성장률 수치가 3분기보다 나아진다해도 올해 전체 성장률은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김영배 국장도 "확답은 어렵지만 산술적으로 봐서는 7월에 했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경제성장률이 예상치에 부합하려면 4분기 성장률이 5%대 중후반을 기록해야 하는데, 현재 추이로 봐선 불가능에 가깝다. 빚더미에 앉아있는 주요국의 수요가 크게 늘기 어렵다는 점이 수출의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이 파산을 모면한다 해도 빚을 빚으로 막고 있는 유럽 국가들이 소비를 크게 늘리긴 힘들며, 미국도 자력으로 경기를 일으킬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 이코노미스트는 "내수 둔화도 호우 등 일시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보기 힘들다"며 "대내외 여건을 볼 때 4분기 국내 경제성장률이 좋게 나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