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선진국들의 양적완화 조치는 다른 대안이 없어서 나온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성과가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또 G20(주요 20개국)를 위시한 국제적 합의 시도 역시 이행이 쉽지 않을 것이고 실효성에도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오전 신한금융투자가 개최한 리서치포럼에 강연자로 나서 "1930년대 대공황 이후 밀턴 프리드만은 대공황 극복과정에서 연준이 적극적이지 못했다고 비판했고 대공황 전문가인 버냉키가 과감한 정책을 쓰고 있다"면서도 "성공 여부는 아무도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밀턴 프리드만이 이같은 결론을 내렸지만 이는 현실에서 시행된 적은 없는 가설이었고 실행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1990년대 와서 일본의 소위 양적완화 정책 역시 스스로도 성공한 정책으로 생각하지 않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선진국들이 쓰는 통화정책이 다른 선택이 없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이해는 가지만, 앞으로 미국이나 전세계 경제에 얼마의 성과를 가져올지 아무도 모르며 이것이 우리가 당면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제적 공조 노력에 대해서도 "국제적 관계는 세계정부가 아닌 이상 합의가 어렵고 따라서 국제 합의는 두루뭉실할 수 밖에 없다"며 "이번 G20에서의 예시적 가이드라인도 합의에 의미가 있지만, 이것이 얼마나 실효있게 작동할 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또 "이번 금융위기를 통해 우리경제의 가장 큰 약점인 자본 유출입에 대한 취약성이 잘 드러났다"며 "금융위기 과정에서 공적보유액이 600억달러 정도 줄었고 미국과 통화스왑 중 170억달러를 쓰는 등 줄잡아 800억달러 정도의 현금으로 위기를 넘어갔지만 한해 30억달러(약 3조원)나 되는 외환보유액을 3000억달러 이상 유지하는 것도 부담스럽고 앞으로 어떻게 이에 대처할 지 고민스럽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그는 국가 재정문제, 제조업을 뒷받침 하기 위한 과학기술 발전,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등 고용 문제 해결 등 경제에 큰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재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선진국과 이머징간 중간자 위치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