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국내 주요 연기금들이 수조원에 이르는 자금을 풀어 위탁운용사 선정에 나선다. 특히 국민연금기금(이하 국민연금)은 3조원 넘는 자금을 투입, 자산운용사부터 사모투자펀드(PEF), 창업투자조합까지 출자 기회를 부여할 방침이다.
국민연금, 투자액 3조7000억 푼다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총 3조7000억원 규모로 국내 사모투자 위탁운용사를 선정한다. 우선 국민연금은 대규모 기업 거래를 주로 하는 라지 캡(Large-Cap) PEF 부문에 총 2개사, 펀드별 4000억원 이내로 총 80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창업·벤처전문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는 별도다. 벤처펀드에는 일반 유형 2개사(펀드별 600억원 이내), 중·소형 유형에 4개사(펀드별 300억원 이내), 예비 유형에 3개사(펀드별 200억원) 등 총 3000억원을 투자한다. 선정대상은 ‘중소기업창업지원법’에 따른 창업투자조합,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른 한국벤처조합(KVF) 등이다.
이어 부실채권(NPL) 펀드 2개사에 총 4000억원을 출자하고 세컨더리(Secondary) 펀드도 2개사에 각각 최대 2000억원을 투자한다. 국내 부동산 밸류에디드(Value-added) 펀드와 물류(Logistics) 펀드 운용사도 선정해 각각 4000억원, 2000억원 이내로 총 6000억원을 투입한다. 국민연금은 코퍼레이트 파트너십 펀드에도 4개사에 총 1조원 이내로 투자할 예정이다. 이 펀드는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이나 투자에 나설 때 큰 손들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해 돈을 대주는 공동투자 펀드다. 또 섹터 펀드에 2개사·펀드별 1000억원씩 총 2000억원을 투자한다. 이 펀드 투자기구를 PEF·벤처조합 등으로 특정하거나 제한하지 않고 전문성이 있는 위탁운용사가 제안하는 투자기구로 건별 심사할 예정이다.
이번에 국민연금이 출자하는 벤처(중소형, 예비)펀드와 세컨더리 펀드, 국내 부동산 및 물류 펀드 투자 제안서 접수 마감은 오는 4월12일까지로 5월께 위탁운용사가 최종적으로 선정된다. Large-Cap PEF와 벤처(일반) 펀드, NPL 펀드는 9월 제안서 접수를 마감하고 10월께 위탁사를 뽑을 예정이다.
우정사업본부·공제회 등도 위탁운용사 선정 나서국민연금뿐 아니라 주요 연기금과 공제회들도 잇달아 위탁운용사 선정 공고를 발표했다. 국내 연기금 가운데 최초로 상장지수펀드(ETF)자문일임형(EMP)펀드에 투자하는 공무원연금은 기존 투자확약분에 1000억원을 추가해 규모를 총 2000억원으로 늘린다. 이에 EMP펀드 위탁운용사 2곳을 다음 달까지 선정해 각각 500억원 한도로 출자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공무원연금은 EMP펀드 운용사에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을 선정, 1000억원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아울러 우정사업본부 우체국예금은 국내주식 ETF에 투자하기 위해 이달 말에 4개 운용사를 선정할 예정이며 우체국보험은 국내주식 위탁운용사 12곳(순수주식형, 장기배당형, 중소주식형)을 이달 말까지 뽑는다. 군인공제회의 경우 PEF 부문 1200억원, 벤처캐피탈(VC) 부문 200억원을 각각 출자해 총 1400억원 규모로 블라인드 펀드(투자처를 정하지 않은 펀드)에 투자한다. 이달 말까지 PEF 부문은 4개사, VC 부문은 2개사 내외로 뽑는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올해 출자 예정 금액은 전년 대비 2배를 웃돈다. 특히 벤처펀드 출자 예정액이 지난해와 비교해 1000억원이 늘어났고 투자회수(엑시트)를 도울 세컨더리 펀드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며 “정부 정책에 따라 모태펀드와 성장사다리펀드에서도 대규모 자금을 풀고 있어 벤처 시장에 자금이 모여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