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유럽 재정위기의 후폭풍이 수출은 물론 내수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래와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지난 4월 이후 5개월 만에 동반하락하면서 경기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 내수시장도 빨간불
내수시장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모두 감소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9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1.6% 하락해 5개월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소매판매도 3.2% 떨어져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설비투자도 전월비 2.0% 떨어졌다.
| <제조업 재고출하순환도: X축은 출하 전년동월비, Y축은 재고 전년동월비(계절조정), 2009년 3분기에는 회복/상승 부분에, 2011년 3분기에는 둔화/하강국면에 점이 찍혀 있음> |
특히 제조업 제품의 경우 팔리는 속도보다 쌓이는 속도가 증가하면서 향후 생산활동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제조업의 재고율(재고/출하비율)은 3개월 연속 100을 상회했다. 출하증가율보다 재고증가율이 높아 재고출하순환도가 둔화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통계청 정규돈 경제통계국장은 "반도체 업종은 수요를 대비해 재고를 쌓고, 일부 업종은 출하가 감소해 생산을 줄이면서 재고조정에 들어가는 등 혼재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3개월만으로 둔화국면에 진입했다고 확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나마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1.1% 증가해 석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8월에 설비교체 등으로 생산이 부진한 탓에 일시적인 기저효과로 증가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 경기둔화 본격화되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경기둔화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창목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경기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6~7개월을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을 보면 내년에는 더욱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적인 금리인상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우리투자증권 박종연 애널리스트는 "(27일 2차 유럽정상회의에서)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합의안이 도출됐지만 제대로 실현되기가 쉽지 않고,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추가 금리상승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경기회복 흐름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지만 경기 불확실성으로 탄력적인 정책대응이 필요함을 인지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향후 경기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외 경제 추이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경기회복이 계속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NH투자증권 김종수 이코노미스트는 "재고순환지표의 하락세가 멈추는 등 실물지표가 나쁘지 않고 9월 선행·동행지수가 저점을 찍었다"며 "주가가 상승하고 수출중심의 경기회복도 이어지면서 10월부턴 반등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