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정부가 다음 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제로 주요국 중앙은행 간 통화스왑을 체결하는 방안을 제안키로 했다. 그러나 선진국에선 반대하는 분위기가 거세 실제 의제로 채택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정부 안팎의 시각이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4일 "이달 12~14일 열리는 G20재무장관회의에서 우리가 지난해부터 제시한 글로벌 금융안전망 차원의 글로벌 통화스왑을 꺼낼 예정"이라면서도 "하지만 의제화될 가능성은 적다"고 밝혔다.
글로벌 통화스왑은 지난해 G20의장국 당시 우리나라가 제안한 글로벌 금융안전망의 일부로 주요국 중앙은행 간 계약을 체결해 외화유동성 위기가 생겼을 때 자국 화폐와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외화를 들여오는 것을 말한다.
최근 유럽과 미국 재정위기가 갈수록 심화되면서 불안감이 높아지자 국내에서는 주요국과의 통화스왑을 상설화해서 안전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지만 선진국은 이같은 방안에 대해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G20차원에서 통화스왑이라는 시스템을 구축하면 신흥국 입장에선 외화 유동성 위기에 상시적인 안전판을 확보할 수 있지만 선진국 입장에서는 아쉬울 것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동안 도덕적 해이를 이유로 반대해왔다.
재정부 관계자는 "선진국은 거의 말도 꺼내지 말라는 분위기"라며 "우리는 G20의 논의의제도 올리고 싶지만 선진국 반응이 거세 거의 희망사항에 가깝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 유럽중앙은행(ECB) 등이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지난해에도 선진국들의 거센 반대로 글로벌 통화스왑 대신 국제통화기금(IMF)의 탄력대출제도(FCL), 예방대출제도(PCL) 도입 등 대출제도를 개선하는 성과를 이끈 바 있다.
이번에도 글로벌 통화스왑이 관철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정부에선 다른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펀더멘털이 건전한 일부 국가가 일시적으로 외환사정이 나빠질 경우 IMF에 FCL, PCL 등 대출제도를 별도로 신청하지 않아도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안이다. 재정부는 글로벌 통화스왑보다 IMF의 대출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실현가능한 방안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