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진섭 기자] 배추, 돼지고기 가격이 연일 폭락하는 가운데 수입물량이 늘어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는 기현상을 빚고 있다.
11일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0일 배추 1㎏ 상품(上品)의 평균 가격은 630원에 팔리고 있다. 이는 불과 한 달 전 900원보다 30% 가량 하락한 것이며, 1년 전 시세(1573원)보다 60% 폭락한 것이다.
배추 가격이 폭락한 것은 늦더위 때문. 예년엔 9월 중순부터 무더위가 한 풀 꺾이고, 이후부터는 채소 주요 산지인 강원도의 채소 출하량이 줄어드는 게 일반적인 현상. 하지만 올해는 늦더위 때문에 강원도 홍천 등에서 고랭지 채소 출하량이 줄지 않은 데다, 경남 밀양 등 남부지방 물량까지 더해져 공급이 큰 폭으로 늘었다.
구제역 파동 이후 한 때 1㎏에 8000원대까지 치솟았던 돼지고기 가격도 5000원 이하로 뚝 떨어졌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9월 마지막 주(26~30일) 돼지고기 평균 가격은 1㎏(박피지육)에 4605원을 기록했다. 이는 구제역 발생 전인 2010년 9월 평균 가격인 4535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배추가격과 돼지고기값이 급락하는 원인 중 하나는 국내산뿐만 아니라 수입산 공급 물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 9월까지 우리나라가 수입한 신선배추는 6230여톤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수입한 190t보다 32배나 많은 것이다. 특히 고랭지 배추 출하가 급증해 배추 가격이 크게 하락한 지난 9월의 경우 수입 배추 물량은 793톤에 달했다.
돼지고기도 정부가 하반기에 수입 돼지고기 13만톤에 대해 무관세로 들여올 수 있도록 하면서 가격이 저렴한 수입물량이 시장에 대거 유통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배추 등도 국내산과 수입산 할 것 없이 공급이 많은 상황"이라며 "가격이 급등하는 것도 문제지만, 급락하는 것 역시 문제다. 정부가 수입량 조절을 통해 가격 안정을 고려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