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통상 주무부처 외교통상부와 지식경제부 간 미묘한 힘겨루기가 2라운드로 접어들고 있다.
지경부가 산업자원협력실을 신설, 13년만에 통상조직을 되살리는 과정에서 불편한 관계가 형성됐다면 최근에는 통상·산업 협력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물밑다툼을 벌이고 있다.
19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최근 외교통상부는 통상교섭본부에 한-브라질 통상투자협력지원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브라질이 수입차에 적용하는 공업세를 30%포인트 가량 올리겠다고 나선 것에 대응 차원에서다. 브라질이 공업세를 올리면 현대차의 현지 수출이 40% 가량 줄 수 있다. 지난 12일에는 TF를 가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브리핑을 통해 알리기도 했다.
또 세계무역기구(WTO)에 문제를 제기했고, 대표단을 파견 브라질정부에 우리 입장을 설명했다.
(관련기사☞2011.10.16 14:28 브라질 車수입규제, 현대차에 완화?..정부 대표단 면담) 외교부 관계자는 "일단 브라질 통상투자협력지원TF는
현대차(005380) 문제 해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면서도 "향후 경제·산업협력 분야까지 활동영역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가 이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자 지식경제부는 겉으로는 "통상갈등은 외교부가 주도해 해결할 사안"이란 반응이다. 하지만 속내는 불편한 분위기다.
특히 조용히 해결해도 될 통상문제를 너무 부각시키는 것 아니냐는 기류가 강하다. 지경부는 브라질의 공업세 인상 움직임이 주로 중국자동차를 견제하려는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브라질에 공을 들이고 있는 현대차 입장에서는 브라질 정부와 관계가 중요하다.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는게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일본이나 중국의 대응수위를 보고 움직여도 될 문제"라며 "통상 문제가 불거지면 대개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려는 로우키(Low-Key) 전략을 쓰는 데 이번에는 반대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일부에서는 주요 자유무역협정(FTA)이 마무리된 시점에서 역할이 애매해진 통상갈등을 지렛대 삼아 외교부가 자신들의 역할을 강조하고 지경부를 견제해 산업·자원 협력 주도권을 다시 쥐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정부 한 관계자는 "새 정부가 출범하면 조직 개편이 생길 수 있어 내년에는 두 부처 간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