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물가만 볼수도 없고…` 한은 총재 신년사속 고민
"내수-수출 동반성장..성장-물가 동시 고려" 곳곳 언급
통화정책, 대외불확실성·원자재값 등에 휘둘릴수도
등록 2010-12-31 오후 12:00:00
수정 2010-12-31 오후 12:00:00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올 한해 유난히 많았던 대내외 변수들로 인해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를 올리지 못했던 한국은행이 내년에도 녹록치 않을 정책환경을 벌써부터 고심하고 있다.
내수와 수출의 동반 성장, 성장과 물가간 균형 등 김중수 한은 총재의 새해 신년사에는 이같은 통화정책 당국의 고민이 역력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 `물가 급하긴 한데 성장도 신경 쓰여`
31일 하루 전날 나온 김 총재의 신년사에서는 이미 `발등에 떨어진 불`인 물가를 우려하면서도 서서히 둔화가 가시화되고 있는 성장에 대한 부담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김 총재는 신년사에서 "중앙은행으로서 견조한 성장세의 유지와 물가 안정기조를 확고히 하는데 중점을 두면서 기준금리 정책을 운영해야할 것이라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라고 확인시켰다.
또 "우리의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수출이 결정적 기여를 했지만 내수와 수출의 동반 성장을 통해 경제 각 부문이 균형적으로 발전하는 것은 우리가 추구해야할 중장기적인 목표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어 "개방된 소규모 경제로서 내수와 수출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정책당국이 취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며 어려움도 토로했다.
이같은 김 총재의 고민은 지난주 주재한 경제동향간담회에서도 묻어났었다. 당시 김 총재는 경제 전문가들에게 "주택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내수든 뭐든 어렵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 한은의 내년도 경제전망에서도 GDP성장률이 올해 6.12%에서 4.5%로 둔화될 것이고 올해 16.1%인 상품수출 증가율도 내년에 9.6%로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통화정책, 외부변수에 휘둘릴수도
결국 이처럼 통화정책당국이 성장과 물가, 내수와 수출간 균형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신경쓰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향후 정책이 대내외 변수에 휘둘릴 수 밖에 없다는 의미일 수 밖에 없다.
내년 상반기 이후까지 3%대 중반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인플레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낸다면 부동산경기 냉각과 가계 이자부담 증가 등 내수를 갉아먹는 악재가 될 수 있다. 환율을 추가 하락시켜 수출경기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이를 감안한 듯 김 총재도 "대내외적인 환경 변화를 감안할 때 우리 앞에 놓여있는 도전은 이루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시대상황 변화에 적합한 각 조직의 존재이유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이에 적절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 관계자는 "통화정책은 단기적인 상황에 일일이 대응하는 게 아니라 중기적인 안목에서 대응해 가는 것"이라며 "성장이나 물가가 우리가 전망하는 궤도대로 간다면 꾸준한 기준금리 정상화를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럽 재정위기나 주요 선진국의 긴축, 원자재 가격 상승세 등 성장과 물가에 충격을 주는 대내외 변수들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정상화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며 더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