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韓美 통화스왑 `길만 다져놨다`
양국 정상 `환율안정·금융당국간 협력방안 모색` 합의
정부·한은 "당장 통화스왑계약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등록 2011-10-14 오전 9:50:19
수정 2011-10-14 오전 9:50:19
[이데일리 권소현 최정희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환율 안정 필요성과 금융당국간 협력방안 모색에 합의하면서 한미 통화스왑 재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나 한은은 지금 검토중인 사안도 아니고 당장 추진할 필요도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은행권의 달러 사정도 양호한데다 과거 금융위기때보다 대외 건전성 지표가 한층 좋아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통화스왑계약은 한은과 미국 연준이 체결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상들간 합의는 원론적인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정상들간 필요할 경우 협력방안을 모색키로 한 만큼 위기가 닥쳤을때 통화스왑 계약 체결을 논의하기는 좀 더 쉬워졌다.
◇`통화스왑 필요하지 않다`..금융협력 폭넓은 의미
13일(현지시간) 오전 양국 정상은 미국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세계경제 위기에 따른 불안정성 증대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와 같이 환율 안정 필요성에 의견을 같이하고 향후 필요시 양국 금융당국간 구체 협력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발표문에는 통화스왑이라는 표현이 없는데다, 이같은 오해를 살까봐 발표문도 수정했다. 당초 발표문에서는 환율 안정에 `외환유동성 공급을 통한`이 있었지만 이를 삭제하고 대신 구체적인 협력방안 모색에 `향후 필요시`라는 전제를 달았다.
그러나 그동안 보험 차원에서 통화스왑계약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만큼 발표문의 행간은 통화스왑계약 재추진에 합의한 것으로 해석됐다.
정부와 한은은 이에 대해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현 단계는 한미 통화스왑협정을 추진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미 통화스왑을 검토하고 있지도 않다"며 "현재로서는 통화스왑 계약이 전혀 필요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른 재정부 관계자 역시 "정상간 합의한 내용은 2008년처럼 폭넓게 한미간 금융협력을 하자는 것이었다"며 "청와대와 정부의 의견이 배치되는 것처럼 비쳐지기도 했는데 보도참고자료도 청와대와 합의해서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 어려웠던 2008년 통화스왑계약..`이젠 좀 쉬워질 듯`
이에 따라 한미간 통화스왑계약 가능성은 열어두되, 당장 추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상간 원론적이나마 합의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다시 금융위기가 닥쳤을 경우 지난 2008년보다는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2008년 당시 미국과 통화스왑 체결은 쉽지 않았다. 통화스왑 대상국가들의 신용도는 AAA 등급이었던 반면 우리나라 신용등급은 A 등급이었고, 원화가 국제통화가 아닌 만큼 기준에 한참 못 미쳤기 때문이다. 통화스왑계약을 요청했던 한은은 연준으로부터 다른 나라와의 관계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하지만 한은의 꾸준한 물밑작업과 정부의 측면지원으로 결국 2008년 10월30일 한국은 미국의 11번째 통화스왑 계약 대상국이 되는데 성공했다.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왑 계약 체결 이후 한은은 총 5차례에 걸쳐 163억5000만달러를 국내 외화자금시장에 공급했고, 두차례에 걸쳐 연장한 끝에 지난해 2월 종료됐다. 연준으로부터 빌린 자금은 모두 갚았다.
이처럼 통화스왑 계약을 무리없이 수행한 전력이 있는데다 양국 정상간 환율 안정 필요성과 협력방안 모색에 대해 합의한 만큼 필요할때 다시 통화스왑계약을 추진하기는 편해진게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