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문정현 기자] 한국은행이 김중수 총재와 이성태 전 총재의 성과를 나란히 비교해 눈길을 끈다. 이성태 전 총재는 `인플레이션 파이터`라는 별칭답게 통화정책과 관련한 업적이 많았고 `글로벌 한국은행`을 주창하는 김중수 총재는 국제금융 협력과 관련된 업적이 주를 이뤘다.
27일 한국은행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성곤 의원(민주당)에게 `직전 전임 총재와 현 총재의 역점 사업 및 성과`라는 자료를 제출했다.
이성태 전 총재는 우선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초유의 사태에 대한 대응이, 김중수 총재는 위기 이후 기준금리 정상화가 주요 업적으로 꼽힌다.
이 전 총재는 리먼브러더스 파산 여파로 국내 금융·실물 경제가 위태로워지자 기준금리를 5.25%에서 2%로 대폭 인하했다. 또 미국 연준, 중국 인민은행, 일본은행 등과 통화스왑을 체결해 한국에 대한 불안을 잠재우는 계기를 마련했다.
작년 4월, 금융위기 여파에서 벗어나던 무렵에 취임한 김 총재는 기준금리를 정상궤도에 올리는데 주력했다. 김 총재는 작년 7월 이후 기준금리를 다섯 차례에 걸쳐 2%에서 3.35%로 인상했다. 또 금융위기 때 확대한 유동성을 환수해 총액한도대출을 10조원에서 7조5000억원으로 축소하기도 했다.
이 같은 시기적 요인 외에 총재의 관심사에 따라 역점 사업과 성과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이성태 전 총재는 한은 내부 출신답게 통화정책을 주로 손질했다. 정책금리 기준을 콜금리에서 한은의 7일물 RP금리로 변경했고 물가목표 대상 지표도 근원물가에서 일반인에게 친숙한 소비자물가로 바꿨다. 통안채 통합발행 제도를 도입해 공개시장조작 효율성도 높였다.
거시 금융안정 측면에서 한은의 역할을 강조하는 김중수 총재는 취임후 시장안정을 위한 정부와의 협력,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주력했다.
자본유출입 변동성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감독당국과 선물환포지션 한도 제한과 외환건전성부담금 제도를 도입했고, G20, FSB, BCBS, BIS 등 각종 국제기구와 회의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IMF, 세계은행, 영란은행 등 국제기구·중앙은행 파견도 확대했고 내부 역량 강화를 위해 수석 이코노미스트 제도를 도입하는 등 조사기능도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