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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AI 만으론 부족"...광물로 재편되는 생산적 금융

국내 자본시장, 성장주보다 공급망 자산에 베팅
산업 생산능력 떠받치는 기초 자산에 투자
‘보이는 기술’에서 ‘보이지 않는 토대’에 주목
"실물 생산 기반 없는 성장 서사, 지속 가능성 제로"

등록 2026-02-15 오후 2:11:01

수정 2026-02-15 오후 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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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6년 02월 15일 14시 11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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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정부가 연초부터 강조해 온 ‘생산적 금융(자본을 실물 경제의 생산능력을 높이는 영역에 배분하는 금융 활동)’이 자본시장 안에서 구체적인 자산 배분 전략으로 드러나고 있다.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 산업 중심으로 쏠렸던 자금이 최근 들어 발전소, 전력망, 핵심 광물 등 실물 생산 인프라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단기 성장 스토리와 밸류에이션에 베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산업 전반의 생산능력을 떠받치는 기초 자산에 자본을 배치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 자본시장이 생산적 금융 기조에 발맞춰 광물 투자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AI 뒤에 가려진 전력·광물 병목

지난 2년간 자본시장의 화두는 단연 AI였다. 데이터센터 증설과 고성능 반도체 투자, 생성형 AI 생태계 확장 등이 투자 테마를 주도했다. 그러나 최근 기관투자자(LP)와 사모펀드(PE)운용사들 사이에서는 AI 인프라가 확대될수록 막대한 전력 수요가 증가한다는 점에서 ‘AI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 글로벌 빅테크들이 앞다퉈 데이터센터 증설 계획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에선 전력 인프라가 ‘숨은 병목’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버와 반도체를 아무리 늘려도 이를 뒷받침할 전력망이 갖춰지지 않으면 설비는 가동률을 끌어올리기 어렵다. 송·배전망 확충과 변전소 증설, 발전 설비 투자가 선행되지 않는 한 AI 인프라 확대 역시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구리·니켈·리튬 등 핵심 광물의 안정적 확보가 산업 경쟁력의 전제 조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구리는 전력망과 전기차, 데이터센터 냉각·배선 설비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대표적 기초 금속이다. 에너지 전환과 AI 인프라 투자가 맞물리면서 중장기 수급 타이트닝 가능성도 거론될 만큼 자본시장 관심이 뜨겁다. 여기에 2차전지 핵심 소재인 리튬과 니켈 상황도 다르지 않다. 주요 산지가 특정 국가에 편중돼 있는 데다 자원 민족주의 기조가 강화되면서 공급망 변동성이 상수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한 대형 운용사 관계자는 “AI 투자 수익률만 볼 게 아니라 AI를 가능하게 하는 전력과 광물의 안정성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생산성 금융의 정의가 점점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 매입 넘어 지분+오프테이크 구조로

이 같은 변화는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방식에서도 감지된다. 과거에는 광물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상장 광산기업 주식 투자나 단기 트레이딩 전략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실물 자산에 직접 들어가는 구조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광산 지분 투자와 오프테이크(off-take·장기 구매계약)를 결합한 구조화 금융이 대안으로 떠오르는 배경이다. 단순 가격 상승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자원 확보 자체를 투자 논리의 축으로 삼겠다는 접근이다.

특히 국내에선 이른바 지분+구매권 패키지 구조가 하나의 표준처럼 거론되고 있다. 특정 광산 프로젝트에 직접 지분을 투자하는 동시에 장기 구매권을 확보해 원재료 가격 변동에 대한 방어력을 높이고, 공급망 안정성까지 담보하는 방식이다. 단순 금융 투자에 그치지 않고 산업 전략과 맞물린 자본 배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는 평가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핵심 광물·에너지 공급망 안정화 펀드 조성을 본격화했다. 공급망안정화기금을 활용해 2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고, 공공·민간 자금을 동시에 끌어들여 핵심 광물과 에너지 분야에 장기 투자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 펀드는 생산·가공·수송·저장 등 광물 가치사슬 전 단계에 자금을 집행해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자본시장에선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테마 전환이 아니라 자본 배분 논리의 변화라고 보고 있다. 국내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실물 생산 기반이 뒷받침되지 않는 성장 서사는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며 “생산성 금융의 무게 추가 보이는 기술에서 보이지 않는 토대로 이동하는 과정에 와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간 AI·바이오·플랫폼 등 고성장 섹터가 자본을 흡수했다면, 이제는 전력망·발전소·광산 등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이 덜 부각됐던 영역이 재조명받게 될 것”이라며 “생산성 금융은 이제 첨단 산업 투자에 머무르지 않고, 그 산업을 지탱하는 인프라와 자원으로 확장되는 국면에 들어섰다”고 덧붙였다.

김연지 기자

ginsbu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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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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