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최근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리인하 등 경기부양을 위한 움직임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유로존 재정위기로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물가상승도 다소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내달 3, 4일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주요 안건으로 논의된다. 재정여력이 있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 신흥국은 `금리인하` 조짐
브라질은 올 들어 7월까지 기준금리를 10.75%에서 12.5%까지 꾸준히 올리더니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있었던 8월 들어 0.5%포인트 내렸다. 이후 지난 19일 또 다시 0.5%포인트를 인하했다. 인도네시아도 지난 12일 6.75%의 금리를 6.5%로 내렸다. 2009년 8월 이후 처음이다.
터키도 글로벌 경기부진을 이유로 이달 5.75%의 금리를 동결했다. G20국가는 아니지만 이스라엘도 9월말 기준금리를 3%로 인하한 후 이달 동결했다. 세계 경제의 큰 손인 중국에서도 인민은행이 내년 2분기까지 금리인하에 나서는 등 긴축정책을 완화할 것이란 보고서가 나오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26일 보고서를 내고 "이머징 국가의 인플레 압력이 다소 완화되고 경기 하강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기부진이 이어질 경우 정책공조 차원에서 금리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그동안 `금리정상화`를 외쳤던 한국은행이 조금 다른 뉘앙스를 풍기기 시작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27일 경총포럼에 참석해 "(금리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고려해 움직여야 한다. 지난 1년 반 동안 금리를 다섯 번 올린 것은 국제기준에서 굉장히 많이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 G20 '재정지출 확대도 타결되나`
그동안 움츠렸던 거시정책을 다시 펴는 움직임이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본격화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금리인하 외에 2008년 위기를 극복했던 경험에 비춰보면 단기적인 재정지출 확대 정책도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선진국에선 재정여력이 있는 신흥국들이 단기적으로 재정지출을 확대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고 요구한다"며 "(우리도 경기가) 악화되면 그렇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을 비롯한 G20내의 신흥국이 이러한 컨센서스에 합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