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내년부터는 해외 주식 투자에 섹터별 스마트베타 전략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대체투자는 지난해부터 국내보다 해외 딜이 더 많아지면서 해외 투자를 좀더 세분화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입니다.”
군인공제회 자금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이상호
(사진) 부이사장(CIO)는 5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내년 상반기까지도 국내 주식은 지지부진할 수 있다”며 “지난해와 달리 투자 방향을 잡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주 홍콩 현지 금융사들을 직접 돌며 해외 채권 투자 전망을 조사한 그는 “이달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채권 투자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며 “내년 하반기부터는 채권 투자 매력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변수가 불과 1년만에 시장 상황을 180도 바꿔놓은 셈이다.
올해 국내주식·해외채권 수익률 7%올해 군인공제회의 금융부문 투자성과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12월초 현재 직접 운용하는 국내 주식과 해외 채권의 투자수익률이 각각 7%대에 이른다. 위탁운용을 맡긴 국내 주식 운용사들의 수익률이 제로(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탁월한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 군인공제회의 직접운용 수익률이 위탁운용사를 넘어선 것은 5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그는 “당초 직접운용 비중을 줄이기로 했지만 올해 성과를 보고 계획을 미루었다”며 “지금은 오히려 위탁운용 축소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직접운용 수익률이 높았던 비결은 지난해말 삼성전자 등 IT 대기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한 전략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배구조 문제가 해결되고 실적 호조까지 받쳐준다고 삼성전자 주가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신한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그는 “은행에서 7년동안 주식, 채권을 운용에 관여했다”며 “기업 대출심사 때부터 대기업을 오래 보다보니 나름 감각이 생겼다”고 말했다.
해외채권 투자 역시 이 부이사장의 선구안이 적중한 사례다. 그는 저금리 기조에서 채권 수익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부임 이후 해외 채권의 비중을 높였다. 5000억원 정도였던 해외채권의 비중을 1조 2000억원으로 늘린 것이다. 연초 중국발 글로벌 증시 불안으로 코스피 지수가 급락했을 때는 ELS(주가연계증권)를 대량 매수하여 6개월만에 4.5% 수익을 냈다.
트럼프 당선후 미국 ETF 비중 5% 높여올해 투자성과는 목표치에 부합하는 5% 정도다. 4조원 자산 중 순수익이 2000억원 정도인 셈이다. 이 부이사장은 “늘 투자 방향성을 고민하고 공부하는 게 일”이라며 “은행처럼 리서치 조직이 강하지 않은 공제회에서는 조직원들과 함께 직접 챙겨야 하는 부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년도 투자 방향성을 잡기는 쉽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저평가된 투자처가 보이지는 않지만 그는 액티브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활용해 미국 투자비중을 늘렸다. 그는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액티브펀드를 추가 선정했고 인프라와 금융 비중이 높은 스마트베타 ETF에 투자했다”며 “ETF 포트폴리오 중에서 미국 비중을 5% 이상 높였다”고 말했다. 그밖에 대만 배당주 위주로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도 투자대상 다변화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올해 처음으로 투자한 항공기 펀드와 사모대출펀드(PDF) 등은 내년에도 유지할 방침이다. 현재 군인공제회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인프라 △항공기 △사모대출 △블라인드 등으로 분산돼 있다. 이 이사장은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PDF 투자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며 “해외 투자도 섹터별로 나눠 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