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IBK투자증권이 국내 최초로 사모투자펀드(PEF) 지분인수 펀드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이르면 내년초 120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완료해 PEF시장의 중도 자금회수 수요를 흡수해 나갈 방침이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IBK투자증권은 전문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을 신청했다. PEF 투자자의 지분을 인수하는 전문 펀드를 만들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펀드 출자자(LP)도 모으고 있다. 앞서 IBK투자증권은 지난 9월말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출자하는 ‘LP지분 세컨더리 펀드’의 증권사부문 운용사로 선정됐다. 한국성장금융이 600억원을 투입하고 운용사와 외부 투자자가 600억원을 더해 총 1200억원 규모로 조성된다.
이 펀드는 벤처조합의 지분 일부 또는 전부를 인수해 출자자의 자금 회수와 재투자를 지원하는 게 목적이다. 특히 IBK투자증권은 벤처조합은 물론 PEF 지분 인수에도 나선다. 국내 PEF시장이 형성된 지 10년이 넘으면서 PEF 출자자들의 중도 자금회수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조치다.
PEF 지분 인수를 주(主)목적으로 하는 펀드가 조성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요 출자자인 한국성장금융도 이 펀드가 PEF 지분 인수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IBK투자증권은 직접 지분을 인수하는 것뿐 아니라 지분 거래를 중개하는 역할도 맡게 된다. 한국성장금융 관계자는 “벤처조합과 더불어 PEF도 자금 회수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 주목했다”며 “운용사로 선정된 증권사가 시장조성자 역할을 담당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기존 PEF 지분을 인수하려면 신규 PEF를 만들어 지분을 넘겨받아야 한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PEF 설립이 가능한 전문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은 증권사만 가능하다. 또 PEF가 투자한 기업 중 중소·중견기업 비중이 높아 중기특화증권사 가운데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IBK투자증권이 최종 선정됐다는 후문이다.
펀드 조성 시점에 대한 의견은 다소 엇갈리는 모습이다. 한국성장금융은 연내 조성을 요청하고 있지만 IBK투자증권측은 내년 초에나 조성을 완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문사모집합투자업 등록과 출자자 유치 작업이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한국성장금융의 실제 출자도 올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 다만 내년 1분기중에는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IB업계는 이번 펀드 조성이 PEF 지분 거래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세컨더리 펀드는 70% 정도가 지분 거래방식이지만 국내는 구주 거래가 대부분이었다”며 “PEF 지분 거래가 활발해져 투자와 회수, 재투자의 선순환 고리가 형성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