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서울 강남에 둥지를 틀고 있는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이 오는 2028년 이후 서울 중구 서소문에 복귀할 예정이다.
호암아트홀이 있는 서소문빌딩(구 중앙일보빌딩)의 재개발이 끝나면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이 모두 이전해올 예정이어서다.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강남으로 이전했었던 삼성 금융 계열사들이 다시 서울 도심권역(CBD)에 금융타운을 형성하게 된다.
옛 중앙일보빌딩, 2028년 후 준공…삼성 금융사들 이전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역-서대문 1·2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옛 중앙일보·호암아트홀 개발)은 오는 2028년 이후 준공될 예정이다.
 | | 서울역-서대문 1·2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건축물 조감도(안) (이 예시도는 향후 건축심의 등에 따라 조정될 수 있음) (자료=서울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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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은 서울시 중구 순화동 7번지 일대로, 기존 건물은 호암아트홀이 있는 서소문빌딩(옛 중앙일보빌딩)이다. 삼성물산이 시공을 담당하며, 기존 건물은 작년 5월 말 완전히 철거됐다.
당초 계획을 보면 건물을 철거한 자리에 지하 7층~지상 19층, 연면적 21만3967.66㎡ 규모 업무시설이 들어설 계획이었다. 건폐율 58.89%, 용적률 849.33%다.
다만 지난 2023년 11월 서울시에서 수정가결한 정비계획(안)을 보면 개방형녹지 도입, 문화인프라, 정비기반시설(도로) 제공 등에 따라 용적률이 1040.2% 이하로 결정됐다. 단순 계산하면 용적률이 종전보다 190.87%포인트(p) 상승했다.
용적률이 높을수록 건축할 수 있는 연면적이 많아져 건축밀도가 높아진다. 건물 개발이 끝나면 현재 강남권에 있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삼성SRA자산운용 등이 모두 이전해올 예정이다.
과거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강남으로 둥지를 옮겼던 삼성 금융 계열사들이 모두 서울 도심권역(CBD)으로 복귀해 서소문 시대를 열게 되는 것.
해당 지구에는 업무시설, 문화 및 집회 시설, 판매시설 등이 도입된다. 지형차를 고려, 지면과 접하는 지하 1층~지상 2층에는 가로활성화를 위한 판매시설을 배치해서 외부공간과 유기적으로 연계되도록 계획했다.
기존 중규모(647석) 다목적 공연장을 확대해서 세계적 수준의 음향성능을 갖춘 대규모(1200석) 클래식 전용 공연장으로 조성한다. 또한 공연장 공중 배치(지상 4층~9층)로 저층부 외부공간을 추가 확보해서 개방감과 공공성을 모두 갖춘 공간으로 짓는다.
 | | 개방형녹지 계획(안). 향후 구체적인 계획수립 및 건축심의 등에 따라 조정될 수 있음. (사진=서울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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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중앙·동화빌딩 인근 ‘서울광장 크기’ 녹지 조성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녹지는 8388.8㎡(대지의 51.4%)로 계획했다.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인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프로젝트’에 맞춰서 진행한 결과다.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프로젝트는 서울시가 부동산 개발주체에 건축물 높이와 용적률 등 건축규제를 풀어주는 대신, 그 대가로 얻는 공공기여에 공원과 녹지를 만들어서 시민에게 제공하게끔 하는 정책이다.
대지 내 건축물의 면적을 줄이고 저층부에 녹지와 개방형 공공공간을 조성해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휴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오 시장이 추구하는 ‘녹지 생태 도심’의 모델은 일본 도쿄 도심 한복판에 있는 숲 ‘오테마치 포레스트’다.
서소문빌딩 근처 정비구역들도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프로젝트’에 맞춰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소문 일대(서소문빌딩, 중앙빌딩, 동화빌딩)에는 서울광장 크기(1만3205㎡)의 개방형 녹지가 만들어진다.
 | | 서소문 일대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프로젝트’ 우선 추진사업장 (자료=서울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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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중앙빌딩은 옛 중앙일보 빌딩이 있는 중구 서소문동 58-9 일대 서소문구역 제11·12지구를 말한다. 동화빌딩은 중구 서소문동 58-7 일대 서소문구역 제10지구에 해당한다.
서소문 일대 연접한 3개소(서소문빌딩, 중앙빌딩, 동화빌딩)에서 정비사업이 동시에 추진됨에 따라 시는 개별지구 차원의 계획을 넘어 ‘하나의 구역’으로 통합 계획(안)을 만들고자 민·관 합동통합기획을 추진했다.
이로써 보행 및 녹지, 경관 등을 유기적으로 연계했다. 보행로를 포함한 녹지형 개방공간은 통합설계 전에는 8010㎡였지만 통합설계 후에는 1만3205㎡로 확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