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국민연금이 어떤 식으로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는지 본 후에 결정하려고요.” “아직 도입하지 않은 운용사도 많은데, 가산점 부여해서 제대로 뽑겠습니까?”
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 1년이 넘었지만 이를 도입하는 기관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유도하기 위해 연기금, 공제회 등 기관이 위탁 자산운용사를 선정할 때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 가산점을 부여하도록 권고했지만 이를 이행한 곳도 몇 곳에 불과하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150여 개의 자산운용사 가운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한 곳은 25개에 그치고 있다. 위탁운용사 선정 기준에 스튜어드십 도입 가산점을 부여하는 기관은 산업은행, 공무원연금공단 2곳 뿐이다.
우정사업본부의 경우 우체국예금이 국내주식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기 위해 이달 말 4개 운용사, 내달 18일 국내주식 위탁운용사 8곳(성장형, 배당형)을 뽑는다. 우체국보험도 국내주식 위탁운용사 12곳을 오는 30일까지 선정한다. 그렇지만 정성평가에 스튜어드십 도입 여부에 따른 배점은 없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가점을 정성평가에 적용하지 않고 있다”며 “국민연금도 연구용역을 발주해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인데, 우리도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학연금의 경우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보다 앞서 정성평가에 가점을 포함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사학연금 관계자는 “작년에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위탁사를 선정한 상태지만, 우리도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운용사들에게 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군인공제회와 과학기술인공제회 등 일부 공제회는 전체 자산에서 주식 비중이 낮은 데다 ETF 위탁사를 주로 선정하고 있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필요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즉 군인공제회의 경우 전체 자산에서 주식 비중이 10% 안팎에 불과하고 70% 이상이 대체투자다. 과학기술인공제회도 주식 비중이 10%대로 대부분 ETF 위탁사를 선정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도 아직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지 않은 상황이라 기관투자자들이 눈치만 보고 있다”며 “올해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 기관의 인센티브 제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공무원연금공단은 올해부터 정성평가에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현황 및 내용, 지배구조 등 경영 안정성을 10% 수준으로 배점하기로 했다. 실제 공무원연금은 지난달과 이달에 각각 ETF자문일임형(EMP)펀드와 인컴 및 절대수익 추구형 국내 채권 위탁운용사 선정에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가점 내용을 포함했다.
공무원연금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 가점은 이번에 최초로 반영한 것”이라며 “EMP의 경우 지난해 투자확약분에 추가 선정하는 건인데 지난해 선정 때는 가산점이 정성평가에 없었으나 이번에 추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