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문정현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내년 대외여건 악화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당초 전망치인 170억달러를 밑돌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중수 총재는 27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개최한 포럼에서 "올들어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경상수지가 흑자 기조를 지속하고 있지만 대외여건 악화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내년 흑자 규모는 당초 전망치인 170억달러보다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내년 경상수지 흑자 규모 전망치를 기존 140억달러에서 170억달러로 올렸는데, 유로존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둔화 가능성에 다시 하향조정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우리 경제는 장기추세 수준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 증가세는 둔화되겠지만 소비·투자 등 내수 증가폭이 확대돼 내·외수간 성장 기여도 차이는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 총재는 "임금 상승, 고용 증가로 구매력이 커지면서 가계 소비 여건이 개선되고, 건설투자도 수주 증가에 힘입어 그간의 감소세에서 벗어날 것"이라며 "높은 가동률과 생산설비 노후화로 설비 확충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용 전망도 낙관적이었다. 김 총재는 "올들어 취업자수가 대폭 늘어나고 앞으로도 구인 수요가 지속되면서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가는 근원 물가를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김 총재는 "급등세를 보였던 농산물 가격은 안정되고 있어도 기대인플레이션은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며 "공급 요인의 물가 상승 기여도는 큰 폭으로 축소되겠지만 수요 요인의 기여도는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기조적인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올 4분기부터 근원물가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역전 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럽 재정위기가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낮지만, 과다 채무국에 대한 추가 지원 가능성이 있어 시장 불안이 이른 시일에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봤다.
김 총재는 이어 "선진국 경기 회복세가 약화돼도 신흥시장국은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세계 경제 전체로는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