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올해 국내 대기업이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선 가운데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아웃바운드 딜(Outbound Deal)’도 두드러졌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 부문 인수 등 대형 딜에 힘입어 전체 딜에서 아웃바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대비 증가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올해 M&A 시장 자체가 활발해진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 기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오는 2022년에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 | [표=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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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부터 콘텐츠 경쟁까지…해외 거래액 급증2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들어 3분기까지 국내 기업의 아웃바운드 딜은 총 39건, 거래액은 18조9644억원으로 집계됐다. 건수는 지난해 연간 수치인 41건에 벌써 육박했고 금액 기준으로는 작년 한해 4조8867억원의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내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집계한 자료다.
아웃바운드 딜 거래액 급증을 이끈 것은 단연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 부문 인수다. 이 건의 거래액이 10조3104억원으로 전체 아웃바운드 딜의 과반을 차지했다. 넷마블의 스핀엑스 인수와 현대자동차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거래액도 각각 2조6260억원, 1조1360억원으로 조 단위 대형 딜로 기록됐다.
업종 가운데서는 올해 콘텐츠를 선점하기 위한 M&A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CJ ENM은 ‘라라랜드’ 제작사인 미국 엔데버 콘텐츠를 9152억원에 인수했고, 네이버는 캐나다의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6974억원에 인수했다. 카카오는 미국 웹툰업체 타파스미디어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미디어 인수에 총 8519억원을 베팅했다.
신사업 선점·풍부한 자금 바탕…“내년도 이어질 것”지난해 코로나19 직후 M&A시장이 주춤하면서 아웃바운드 딜 역시 많지 않았지만, 올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신사업 동력 확보를 위해 M&A에 나서는 케이스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김성춘 CEO스코어 팀장은 “한국 기업들의 M&A 전략도 국내를 넘어서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인해 이러한 경향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기업은 M&A 시장에서도 해외보다는 국내 기업을 주로 타깃으로 해왔다. 하지만 내수 시장이 침체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과거 일본이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진출 방편으로 M&A를 선택한 것과 유사하다. 게다가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기업들의 유동성이 풍부했던 것도 적극적인 M&A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에도 신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발판으로 M&A를 활용한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성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M&A에 나설 여지가 남아 있고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며 “아웃바운드 딜은 내년에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