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뉴욕증시가 4일(현지시간) 급등 출발했다. 선거 결과가 드러나던 시간외거래의 초기 약세를 뒤집고,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와 권력 분산에 대한 기대가 매수세로 이어졌다.
이날 뉴욕증시 개장 직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000포인트 넘게 뛰었다. 오전 9시46분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37% 오르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약 1.78%, 2.24% 강세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이 투자심리를 뒷받침했다. 그는 뉴욕타임스(NYT)에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의향이 “전적으로 있다”고 밝혔으며, 월스트리트저널(WSJ)에는 자신과 공화당이 민주당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이 우즈 프리덤캐피털마켓츠 수석 시장전략가는 이날 반등이 “대통령의 초기 어조와 선거 결과에 대한 반응에 일부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백악관과 의회의 권력이 나뉘면 정책 추진에 제약이 생기고, 역사적으로 이런 구도가 시장에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매수세는 기술주 밖에서도 나타났다. 개장 초 월마트는 1.3%,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6% 상승했다. 민주당의 의료 지원 확대 기대를 받는 건강보험·병원주도 강했다. 몰리나헬스케어와 센틴은 각각 약 6%, HCA헬스케어는 약 7% 올랐다. 인베스코 태양광 상장지수펀드(ETF)는 약 9% 급등했다.
반면 AI 인프라 관련주에는 경계감이 남았다. 민주당의 의회 장악뿐 아니라 주지사 선거 승리가 데이터센터 건설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주요 데이터센터 투자 지역인 텍사스에서 건설 유예를 공약한 민주당 지나 이노호사 후보가 승리하면서 코어위브와 텍사스에 본사를 둔 스페이스X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다만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해도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은 유지된다. 분석가들은 AI 규제 등 주요 경제정책을 연방 차원에서 크게 바꾸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WSJ에 설명했다. 연방 입법과 주정부의 인허가·건설 규제가 서로 다른 변수인 셈이다.
유가 하락도 투자심리에 힘을 보탰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약 3% 내렸고 미 국채금리도 소폭 하락했다. 달러는 유로화와 엔화 등에 대해 약세를 나타냈다.
앤드루 슬리먼 모건스탠리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운용역은 CNBC에 선거 결과가 중동 분쟁 해결을 촉진하면 유가가 더 내려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높은 유가가 물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에 부담을 줘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