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글로벌 곳곳에서 연기금·보험사 등 기관이 출자자(LP)로 나서 에너지·기후테크 산업에 장기 자금을 공급하는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다. 정부의 정책금융이 초기 마중물 역할을 하더라도 기업이 사업 확장 단계에 진입하려면 장기 자금이 뒤를 받춰져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업계는 초기 기술개발과 실증 단계에 집중된 벤처캐피털(VC) 자금만으로는 대규모 설비 투자와 사업 확장을 뒷받침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에 기관자금이 장기적으로 공급돼 기업들의 후속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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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기관자금으로 에너지·기후테크 스케일업 뒷받침4일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너지·기후테크 분야에서 정책금융이 초기 리스크를 분담하고, 연기금·보험사 등 장기 기관자금이 후속으로 참여해 스케일업 자금 공백을 메우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유럽연합(EU)은 지난 9월 유럽 기관 투자자 협약(EIIP·European Institutional Investors Pact)을 출범시켰다. 기관투자자들이 유럽 VC와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만든 펀드에 보다 쉽게 출자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13개 기관투자자가 유럽에서 결성된 펀드를 통해 에너지 기술 등을 포함한 전략 기술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EU가 이 같은 협약을 구축한 목적은 뚜렷하다. 예카테리나 자하리에바 EU 스타트업, 연구·혁신 집행위원은 “많은 기업이 후기 자본을 조달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는다”며 “이번 협약으로 풍부한 장기 투자자본과 유망한 혁신기업을 연결해 기업이 규모를 확장할 뿐 아니라 유럽에 남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은 아예 기후테크 투자를 담당하는 조직을 별도로 만들었다. 테마섹은 지난 2022년 6월 탈탄소화를 가속시키기 위한 투자 플랫폼 회사 ‘젠제로(GenZero)’를 출범시켰다. 여기에 초기 자금 50억싱가포르달러(약 5조 2407억원)를 투입했다.
테마섹은 2021년 4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6억달러(약 8041억원)를 출자해 ‘디카보나이제이션 파트너스’라는 합작투자사를 설립한 바 있다. 이곳은 △재생에너지 △전력망 △배터리저장장치(ESS) △전기차·자율주행 △탈탄소화 등 기술에 투자하고자 만들어졌다.
최근 국내에서도 중소벤처기업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기후테크 분야에 약 6000억원 규모 금융지원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미래환경산업투자펀드·녹색융자·기후테크 혁신펀드 등을 활용한다. 기업의 성장단계별 맞춤형 자금지원으로 장기자금 지원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국내 VC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연구개발(R&D)과 초기 기술검증(PoC) 단계를 넘어 공장 건설이나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에 나서면 필요한 자금의 규모와 성격이 달라진다”며 “사업 확장 단계에서 그로스에쿼티와 PE, 인프라 투자자 등 다변화된 자금 공급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정부나 초기 투자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자금을 후속자본이 꾸준히 이어서 공급할 체계가 필수적이라는 뜻이다”고 말했다.
에너지 분야 유망 기술, ‘자본’과 만나 글로벌로한편, 이데일리는 한국전력공사와 함께 오는 11월 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목적 1홀에서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 인 빅스포(GAIC in BIXPO)’를 개최한다. 이번 컨퍼런스는 한전이 주최하는 ‘빛가람국제전력기술엑스포(BIXPO) 2026’ 주요 프로그램 중 하나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진행된다.
컨퍼런스 대주제는 ‘기술과 자본의 만남: 에너지 딥테크 스케일업(Tech Meets Capital: Energy Deep Tech Scale-up)’이다. 이날 국내외 에너지 산업을 대표하는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들은 에너지 딥테크와 글로벌 자본의 결합을 통해 혁신 기술의 산업, 비즈니스 스케일업을 모색한다. 투자 기회와 기업 육성을 위한 전략도 논의한다.
우선 더글라스 강 세라야 파트너스 투자담당 파트너가 기조연설을 맡는다. 더글라스 강 파트너는 이종민 한전기술지주 대표와 대담도 진행한다. 두 연사는 공공 에너지 기술을 실제 사업 기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조건을 짚을 예정이다. 또 이 가운데 필요한 민간자본의 역할, 글로벌 투자와 연계한 성장 전략 등을 논의한다.
뒤이어 진행되는 첫 번째 세션의 주제는 ‘지금, 왜 에너지 딥테크인가’다. 김원빈 한국투자공사(KIC) 인프라투자실 부장이 발표한다. 이어지는 패널토론에는 김원빈 부장과 김진환 사학연금 부동산인프라팀장, 우신제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 대표,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가 참여한다. 박찬국 한국외대 기후변화융합학부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이어 ‘기술과 자본의 만남, 에너지 유니콘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주제로 두 번째 세션이 열린다. 마사아키 메자키 GPSS 대표가 발표를 맡았다. 이후 이덕준 D3쥬빌리파트너스 대표, 크리스 리 아모지 최고재무책임자(CFO), 장보윤 이테르텐 대표가 패널로 참여한다. 정동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이 좌장을 맡아 패널토론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