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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사우디 원전협정, 이스라엘 수교가 전제"…협정 이행에 제동

"아브라함 협정 참여해야 승인"…협정 체결 하루 만에 새 조건 제시
사우디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전 수교 불가"…실현 가능성 낮아
핵확산 우려 속 의회 심사 예정…중동 핵 경쟁 논란도 지속

등록 2026-07-23 오후 10:01:15

수정 2026-07-23 오후 10:01:15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민간 원자력 협정의 승인 조건으로 사우디의 이스라엘 국교 정상화를 제시했다. 전날 체결된 협정에 새로운 정치적 조건을 달면서 수십조원 규모의 원전 협력 사업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린 뒤 취재진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사진=AFP)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린 뒤 취재진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협정은 승인될 것이지만, 사우디가 매우 존경받고 성공적인 아브라함 협정(Abraham Accords)에 참여하는 것이 전적인 전제 조건”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핵물질 농축은 없을 것”이라며 “미국은 농축하지 않는 민간 원자력 시설에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미국이 전날 사우디와 민간 원전 협정을 최종 체결했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당시 미국 기업들이 사우디의 원전 개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협정 체결 사실을 공개했지만,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나 아브라함 협정은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새 조건은 협정 이행에 상당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이 선행되지 않는 한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양측의 입장 차는 여전히 크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가자지구 전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단기간 내 관계 정상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의 아브라함 협정 참여 확대를 핵심 외교 과제로 추진해 왔다. 이번 방침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사우디에 대한 원전 기술 제공을 이스라엘과의 관계 개선과 연계하려 했던 정책 기조와도 유사하다.

이번 협정은 수십억 달러(수십조원) 규모로, 미국 기업들이 사우디의 민간 원전 건설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과 사우디의 공동 연구 결과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 미국 기업이 사우디 내 우라늄 농축시설 건설에 참여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라늄 농축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하며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협정은 앞으로 미국 의회에 제출돼 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의회가 이를 무효화하려면 대통령 거부권을 재의결할 수 있는 수준의 찬성이 필요하다.

한편 미국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사우디의 민간 원전 개발을 허용하는 것이 중동 지역의 핵 군비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핵 비확산 전문가들은 사우디의 핵 기술 확보가 역내 다른 국가들의 핵 개발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김상윤 기자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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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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