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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삼전닉스 픽…ETF도 '반도체 쏠림' 가속

국내 ETF 1107개 중 229개가 삼전·하닉 편입
두 종목 합산 편입 추정액 84조원…순자산 18%
상품 수 비중 20.7%인데 거래대금 비중은 54.8%
신규 ETF도 10개 중 3개꼴…분산투자 착시 우려

등록 2026-05-12 오후 5:03:06

수정 2026-05-12 오후 7:21:24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쏠림이 짙어지고 있다. 전체 ETF 5개 중 1개가 두 종목 중 최소 한 종목을 담고 있고, 거래대금 기준으로는 절반 이상이 이들 편입 ETF에서 발생했다. 코스피를 이끄는 반도체 대형주 쏠림이 ETF 시장에서도 상품 수와 자금 흐름, 거래 전반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일러스트=챗GPT 생성 이미지)
12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국내 상장 ETF 1107개 가운데 삼성전자 또는 SK하이닉스를 구성 종목으로 담은 상품은 중복을 제외해 총 229개로 집계됐다. 전체의 20.7%로, 국내 ETF 5개 중 1개꼴이다. 삼성전자를 편입한 ETF는 218개, SK하이닉스를 담은 ETF는 203개였고, 두 종목을 동시에 편입한 ETF도 192개로 전체의 17.3%를 차지했다.

올해 들어 새로 상장한 ETF에서도 쏠림은 더 뚜렷했다. 올해 신규 상장 ETF 57개 가운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중 한 종목이라도 담은 상품은 17개로 29.8%였다. 두 종목을 동시에 편입한 상품도 15개로 26.3%에 달했다. 전체 ETF 시장보다 올해 신규 ETF에서 두 종목 노출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난 셈이다.

금액 기준으로도 존재감은 뚜렷하다. 국내 상장 ETF 전체 순자산총액 465조 6013억원 중 삼성전자 편입 추정 금액은 43조 5956억원, SK하이닉스 편입 추정 금액은 40조 7024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종목 합산액은 84조 2980억원으로 전체 ETF 순자산의 18.1%에 달했다. ETF 시장의 대형 자금 상당액이 두 반도체 대표주에 노출된 셈이다.

특히 거래대금 기준 쏠림은 더 선명했다. 이날 국내 ETF 전체 거래대금 31조 8807억원(오후 4시 기준) 중 삼성전자 또는 SK하이닉스 편입 ETF 거래대금은 17조 4831억원으로 54.8%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편입 ETF는 17조 4159억원(54.6%), SK하이닉스 편입 ETF는 17조 1733억원(53.9%)이었고, 두 종목 동시 편입 ETF 거래대금도 17조 1061억원(53.7%)에 달했다.

ETF별 삼성전자·SK하이닉스 편입 비중이 달라 해당 거래대금 전체를 두 종목 매매로 볼 수는 없다. 다만 상품 수로는 전체의 20.7%에 그친 삼성전자·SK하이닉스 편입 ETF에서 전체 거래대금의 절반 이상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ETF 시장의 반도체 대형주 쏠림이 실제 매매에서도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국내 증시 상승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으로 전개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메모리 업황 개선 기대가 맞물리면서 두 종목은 코스피 상승을 이끄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ETF 운용사 입장에서도 시가총액 비중과 시장 영향력이 큰 두 종목을 제외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문제는 여러 ETF를 담아도 실제 포트폴리오 안에서는 두 종목 노출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코스피200, 반도체, 밸류업, 제조업, 채권혼합형 등 상품명은 달라도 기초자산을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복 편입된 경우가 많다. ETF가 분산투자 수단으로 활용되지만, 국내 주식형 ETF에선 분산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두 종목 주가가 빠르게 오르며 직접 매수 부담이 커진 점도 ETF 우회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개별 주식으로 두 종목을 각각 사려면 200만원가량이 필요하지만, ETF는 상대적으로 낮은 1주 가격으로 두 종목에 동시 노출될 수 있어서다. 최근 출시된 채권혼합형, 반도체 TOP2형, 커버드콜형 ETF도 이 같은 수요를 겨냥한 상품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앞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출시되면 쏠림은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쏠림이 여러 상품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복 편입되는 간접 노출이라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두 종목을 직접 겨냥한 고배율 투자 수단이다. 상승장에선 수익률을 키울 수 있지만, 조정 국면에선 두 종목 변동성이 증시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상장에 따른 삼성전자·SK하이닉스 수급 순영향은 우호적이지만, 시가총액을 고려하면 절대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신규 ETF 자금 유입이 상장 초기 단기에 집중되는 만큼 상장 직후 변동성 확대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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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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