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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재난에 취약한 히말라야 수력발전…네팔 대홍수가 남긴 경고

1000명 이상 사망, 600여 명 고립…라수와·누와콧 등 발전시설 잇단 파괴
영구동토층 녹고 빙하호 확대…전문가들 "히말라야 재해 위험 커진다"

등록 2026-09-01 오후 6:47:16

수정 2026-09-01 오후 6:47:16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네팔을 강타한 대홍수로 수력발전소가 잇따라 파괴되면서, 지구 온난화로 갈수록 커지는 히말라야 지역 수력발전 시설의 위험성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고 AP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복구 작업의 속도 못지않게, 기후 재난이 잦아지는 상황에서 기반 시설을 얼마나 안전하게 다시 지을 것인지가 더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고 짚었다.

이번 홍수로 네팔에서는 100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고, 국가 전체 전력 생산 능력의 약 10%가 마비된 것으로 나타났다. 라수와와 누와콧, 다딩 등지에서 가동 중이거나 건설 중이던 발전 시설들이 물살에 휩쓸렸으며, 터널 등에 갇힌 채 구조를 기다리는 인원도 6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30일(현지시간) 네팔 누와콧 지역이 홍수 피해를 입어 진흙탕으로 뒤덮여있다. (사진=AFP)
30일(현지시간) 네팔 누와콧 지역이 홍수 피해를 입어 진흙탕으로 뒤덮여있다. (사진=AFP)
재난복원력인프라연합(CDRI)의 람라즈 나라심한 수석 디렉터는 구조물 자체가 완전히 파괴되지 않도록 하는 데만 매달리기보다, 재난 이후에도 서비스가 끊기지 않도록 하는 데 재건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전한 부지 선정과 예비 전력 확보, 조기 경보 체계 구축, 보험 가입 확대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구 온난화가 심해질수록 히말라야 일대가 각종 재해에 더욱 취약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구동토층이 녹아내리고 빙하호가 몸집을 키우는 데다 강우 패턴마저 불규칙해지면서, 홍수와 산사태, 토석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것이다.

네팔은 전체 기반 시설 가운데 1240억 달러 규모가 기후 변화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재해로 인해 연평균 7억6000만 달러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도 올해 초 나온 바 있다.

이번에 피해가 집중된 수력발전은 네팔 전력망의 근간이자 핵심 수익원이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대부분 유수식(run-of-river)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이런 방식의 특성상 위험에 취약한 가파른 강변 지역에 시설이 몰려 있다는 문제도 있다.

오스트리아 그라츠대의 지구과학자 야콥 슈타이너는 소규모 홍수라면 토사가 시설로 유입되지 않도록 물길을 돌리는 대응이 가능하지만, 이번처럼 대규모 홍수 앞에서는 물리적 방어 수단이 사실상 무력화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조기경보 시스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상류 지역은 경보를 내릴 시간적 여유조차 없었을 가능성이 크지만, 하류 지역은 어느 정도 시간이 있었을 것이라며 경보가 제때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AP통신은 앞으로 수력발전 프로젝트를 승인하는 과정에서 더 엄격한 심사 기준이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계곡마다 다른 지형적 특성과 과거 재해 이력을 환경·사회·재난 위험 평가에 반영하고, 토지 이용 규정 역시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댐·강·사람에 관한 남아시아 네트워크’의 히만슈 타카르 코디네이터는 대형 구조물이나 잔해, 물길의 변화 등이 피해 규모를 오히려 키울 수 있다며, 수력발전소 자체가 ‘위험 증폭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네팔이 태양광 발전을 포함해 에너지원을 더욱 다각화하는 정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지금 중요한 것은 네팔이 얼마나 빨리 복구하느냐가 아니라, 다음 재난에 대비해 무엇을 어떻게 다시 지을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김승권 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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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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