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재민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AMD가 인공지능(AI) 가속기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기회가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에 이어 AMD도 차세대 AI 반도체 생산을 본격화하면서 HBM 수요처가 다변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AMD가 공급사들과 장기계약을 맺고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국내 메모리 업체들의 공급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월 18일 서울 이태원 승지원에서 술잔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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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업계에 따르면 AMD는 3일(현지시간) 올해 3분기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약 85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AI 가속기인 인스팅트(Instinct)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에픽(EPYC) 판매 확대가 실적을 이끌었다. 전체 매출도 약 134억달러로 45%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AMD는 차세대 AI 가속기 MI450 시리즈를 탑재한 랙 단위 AI 시스템 ‘헬리오스(Helios)’ 생산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메타와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는 MI455X와 헬리오스 시스템에서 첫 매출이 발생한 분기”라며 “4분기에는 생산이 크게 늘어나고 2027년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AMD의 AI 가속기 증산은 국내 메모리 업체들의 HBM 수요 확대와도 맞닿아 있다. AI 가속기에는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한 HBM이 탑재되는 만큼 AMD의 출하량이 늘어날수록 메모리 공급 물량도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AMD의 차세대 AI 가속기용 HBM4 우선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양사는 지난 3월 전략적 협력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AMD의 MI455X에 삼성전자의 HBM4를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기존 MI350 시리즈에도 HBM3E를 공급해 왔다. AMD의 AI 가속기 생산 확대가 삼성의 HBM4 판매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양사의 협력은 메모리에만 그치지 않는다. 삼성전자와 AMD는 차세대 서버용 DDR5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도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 AMD의 데이터센터 사업 성장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전반에 기회가 될 수 있는 셈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엔비디아 외 고객사로 HBM 공급을 확대할 기회가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생산능력 확대와 장기 공급계약을 통해 AI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AMD 차세대 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공급 물량이나 공급사별 비중은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수 CEO는 지난달 방한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데이터센터 사업 확대를 위한 핵심 파트너로 지목하며 메모리 생산능력 확대를 강조하기도 했다. AI 가속기 업체들의 생산 확대에 맞춰 안정적인 HBM 공급망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AMD는 공급망 확보를 위해 장기계약을 활용하고 있다. 수 CEO는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일부 공급사 및 고객사와 장기계약을 맺고 있다”며 “메모리를 비롯한 부품 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고객사들과 비용 부담을 분담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