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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살상 무기 수출 빗장 풀었다…우경화 행보 가속

日, 살상 무기 수출 제한 '5대 용도' 규정 폐지
분쟁국에도 수출 가능…의회에는 사후 통보만
다카이치 '전쟁 가능 국가' 향한 정책 계속
야스쿠니 신사 참배 안 했지만 공물 봉납

등록 2026-04-21 오후 6:01:44

수정 2026-04-21 오후 7:09:31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평화 헌법 체제 하에 살상 무기 수출을 금지했던 일본이 관련 규정을 폐지해 무기 수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일본 방위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유사시 전투 수행 능력을 키우겠다는 의도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취임 6개월 만에 일본의 우경화 흐름이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에서 수출 가능한 방산 장비를 구조·수송·경계·감시·기뢰제거 5개 용도로 제한했던 규정을 폐지했다. 전투에 사용되는 살상 무기도 해외로 수출하기 위한 목적이다. 무기 수출과 관련한 국회 통보는 사후 서면으로 하기로 해 제동 기능도 사실상 무력화됐다.

이번 지침 개정으로 일본은 미국·영국·호주·인도·필리핀·프랑스·아랍에미리트 등 방위장비·기술 이전 협정을 체결한 17개 국가에 살상 무기를 직접 팔 수 있게 됐다. 협정 체결이 진행 중인 국가까지 포함하면 약 20개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무력 충돌 당사국에 대한 무기 수출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으나 일본의 안보상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예컨대 미국이 전쟁에 참여할 경우 인도·태평양 지역의 군사 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무기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제단용 공물 ‘마사카키’를 봉납했다. (사진=AFP)
평화 헌법에 근거해 무기 수출을 사실상 금지했던 일본이 제한을 푼 것은 일본 주변 안보가 악화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국이 미사일과 항공모함 전력을 강화하고 북한이 미사일 개발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방산 공급망에 참여해 동맹 및 우호국과 군사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방위산업을 키우겠다는 산업 정책적 목적도 있다. 미국과 영국 등에서 방위산업만을 전문으로 하는 대기업이 있는 것과 달리 일본 기업의 방위산업 매출은 전체의 20% 미만에 불과하다. 무기 수출길을 열어 인공지능(AI)이나 무인기(드론) 등 첨단 분야 투자를 늘리고 차세대 기술 개발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무기 수출 허용은 자위대 역할 확대 및 방위비 증가와 맞물려 평화 헌법 체제를 허물고 ‘전쟁 가능한 보통 국가’로 탈바꿈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강한 일본’을 내세우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높은 지지율과 선거 승리를 등에 업고 안보 정책 전환에 가속 페달을 밟는 모양새다.

다카이치 총리는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 시작일인 이날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마사카키)을 봉납했다. 그는 예대자와 일본 패전일인 8월 15일 정기적으로 신사를 참배해 왔으나 이번에는 직접 방문하는 대신 공물만 보냈다. 직접 참배를 피하고 공물만 봉납한 것은 한국 및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의식하면서도 자국 내 보수층의 지지를 유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제 어느 나라도 홀로 평화와 안보를 지킬 수 없다”며 “방위 산업 측면에서 서로를 지원하는 파트너 국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겨레 기자

re9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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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겨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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