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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총량관리 '무용론'…예외 확대에 정책 엇박자

집단대출·청년 전세대출 총량관리 예외 확대 검토
정책서민금융·민간 중금리대출 이어 제외 대상 늘어
"규제 완화 신호" 우려…총량관리 실효성 논란 확산
전문가 "실수요자 보호 위한 일정 수준 예외는 불가피"

등록 2026-07-28 오후 4:48:51

수정 2026-07-28 오후 7:13:06

[이데일리 정민주 기자]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면서도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총량규제 예외 대상을 잇달아 확대 검토하면서 총량관리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고강도 총량관리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부작용을 뒤늦게 보완하는 과정이라는 평가다. 다만 청년 등 실수요자의 자금줄까지 막아서는 안 되는 만큼 예외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실수요자 대출을 가계대출 총량관리 예외 사항으로 두는 안을 검토 중이다.(사진=뉴시스)
금융당국은 실수요자 대출을 가계대출 총량관리 예외 사항으로 두는 안을 검토 중이다.(사진=뉴시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잔금·이주비·중도금대출’ 등 집단대출을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관리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잔금대출과 이주비대출을 받는 차주들은 유주택자인 만큼 총량에서 제외할지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모두 예외로 인정하면 투기성 수요도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현재 이주비대출 규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담보 기준을 종전 주택에서 신축 주택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청년과 서민 실수요자’에 대한 전세대출을 총량 규제에서 일부 예외를 적용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이번 예외 항목 논의는 올해 4월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을 제시하면서 ‘정책서민금융’과 ‘민간 중금리대출’을 총량관리 실적에서 제외한 지 석 달 만이다.

금융당국이 잇달아 예외 사항 논의를 하자 시장에서는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총량관리 기조를 유지한다고 하면서 예외 대상이 계속 거론되면 시장에서는 규제가 완화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부동산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주거나 대출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책과 실수요자 보호가 충돌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3일 기준 5대 은행의 집단대출 잔액은 148조3451억원으로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약 24%를 차지한다. 집단대출이 총량관리에서 제외될 경우 실수요자 지원 효과는 있지만, 그만큼 규제 실효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경원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가계부채를 줄여 유동성을 관리해야 한다는 거시적 목표와 실수요자에게는 대출을 공급해야 한다는 미시적 목표가 충돌하는 상황”이라며 “정책 당국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예외가 계속 늘어나면 총량관리의 효과는 그만큼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예외 대상이 계속 확대되면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초 총량관리 대상에 포함됐던 항목이 잇따라 제외되면 금융회사와 시장 모두 규제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들이 대출 운용 계획을 세우거나 차주들이 자금 조달 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예외는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총량 목표를 맞추기 위해 은행들이 대출을 일괄적으로 조이면 실수요자까지 자금 공급이 막히는 병목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집단대출이나 신혼부부,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등에 대한 예외는 이런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예외 대상은 소득이나 자격 기준 등을 명확히 해 엄격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예외 사항이 늘어나면 규제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던 강 교수도 “잔금대출 등은 성격상 예외로 두지 않기도 쉽지 않다”며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도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만큼 예외 확대에 따른 부작용은 일부 상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지난해 11월 가계대출 점검회의에서 집단대출의 특수성을 인정한 바 있다.

정민주 기자

min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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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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