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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여만 가는 호르무즈 협상…미 증시-유가도 '울상'

이란 "조건 수용해야 개방"…낙관론 반나절 만에 반전
트럼프는 "50년 피해 배상하라"…정면 충돌
WTI 83달러대·브렌트 장중 90달러 터치
다우 0.34%·나스닥 0.60%↓…12일 CPI 발표

등록 2026-08-12 오후 3:15:48

수정 2026-08-12 오후 7:25:23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호르무즈 해협이 열릴 것이란 기대가 반나절 만에 꺾였다. 미국과 이란이 서로 배상을 요구하며 맞서면서다. 국제유가는 다시 뛰었고 뉴욕증시는 이틀 연속 밀렸다.

10일(현지시간)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을 선박들이 지나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지난 2월 말 중동전쟁 발발 이후 대부분 봉쇄된 상태다. (사진=AFP)
10일(현지시간)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을 선박들이 지나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지난 2월 말 중동전쟁 발발 이후 대부분 봉쇄된 상태다. (사진=AFP)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이 태도를 바꾸고 이란의 조건을 받아들일 때까지 해협을 열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오만과의 합의와 해협 개방은 별개라고도 했다. 지난 9일 임명된 그는 이슬람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을 16년간 지낸 강경파다.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분위기는 달랐다. 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국방장관은 이날 이슬라마바드에서 최근 며칠간의 신호를 보면 일종의 합의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고, 카타르 외교부도 오만과 이란의 해협 관리 협상이 상당히 진전됐다고 전했다. 두 나라는 이번 전쟁의 핵심 중재국이다.

이란이 내건 조건은 여섯 가지다. 미군 철수와 이란·동맹국에 대한 공격 중단, 해상 봉쇄 해제, 제재 해제, 전쟁 피해 전액 배상, 동결 자산 해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히려 지난 10일 이란이 지난 50년간의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며 이를 모든 협상에 반영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시장은 곧바로 반응했다. 11일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4% 내린 5만 3791.85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32% 하락한 7728.20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종합지수는 0.60% 밀린 2만 6445.45를 기록했다. S&P500은 지난 7일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이틀째 내림세다.

지수를 끌어내린 건 유가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6% 오른 배럴당 83달러대에서 마감했고,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90달러를 찍었다가 89달러 안팎으로 물러섰다. 에너지 업종은 S&P500 11개 업종 가운데 유일하게 1%대(1.1%) 올랐지만, 통신서비스는 2% 넘게 빠졌다. 알파벳이 3.8% 내렸고 아마존과 애플도 약세였다.

현장에서는 충돌이 이어졌다. 미군은 이날 새벽 봉쇄를 뚫고 이란 항구로 향하던 파나마 선적 화물선 벨라노바호에 헬기로 헬파이어 미사일 2발을 쏴 조타 장치를 무력화했다. 예멘 인근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는 후티 반군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격으로 화물선이 피격돼 선원과 구조대원 등 6명이 숨졌다.

물가 부담도 커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던 길목이다. 유가가 오르면서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섰다. 시장의 시선은 12일 발표되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로 향했다. 시장은 전년 대비 3.4%를 예상한다. 6월(3.5%)보다 소폭 둔화하는 수준이다.

엘리아스 하다드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 전략가는 “유가가 전쟁 서사를 주도하고 있으며, 유가 변동성이 확전과 긴장 완화의 속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짚었다. 호세 토레스 인터랙티브브로커스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이 몇 주째 합의를 기다려온 만큼, 금리가 크게 떨어지고 증시가 추가 랠리하려면 가시적 진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성훈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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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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