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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내려도 못 잡는 인플레…"애플의 경고가 말해준다"

기름값은 내리는데 맥북값은 오른다…'끈적한' 인플레
유가 빼도 물가 안 잡혀…금리 인하 멀어졌다
관세·AI 반도체값이 물가 밀어올려…금리 인하 발목

등록 2026-06-26 오후 3:38:31

수정 2026-06-26 오후 3:38:31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애플의 잇단 제품 가격 인상이 미국 인플레이션의 끈질긴 속성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름값이 떨어져도 물가 상승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사진=AFP)
(사진=AFP)
애플은 25일(현지시간) 맥북 가격을 제품별로 100~300달러(약 15만~46만원), 아이패드는 100~200달러(약 15만~31만원) 일제히 올렸다고 발표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메모리와 저장장치 수요가 급증해 부품값이 치솟은 데 따른 것이다.

마켓워치는 이 같은 애플의 제품 가격 인상이 물가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며, 에너지를 뺀 5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이 3.4%로 3년 만에 가장 높았던 것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1년 전만 해도 물가 상승률은 2% 남짓으로 둔화한 상태였다. 에너지를 제외하고도 물가가 이만큼 올랐다는 것은, 경제 곳곳에 인플레이션이 퍼져 있다는 뜻이다.

물론 올봄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뒤 국제 유가가 치솟은 것이 최근 물가 급등의 주역이었다. 하지만 물가는 분쟁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빠르게 오르고 있었다. 헤더 롱 네이비페더럴크레디트유니온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급등은 유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가가 내려가면 물가도 어느 정도 진정될 전망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 고위 인사들과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에너지를 포함한 전체 PCE 물가 상승률이 연말께 3.5% 안팎으로 둔화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에너지를 뺀 근원 물가 상승률은 3.3% 부근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가 이토록 끈질긴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가 매긴 관세가 한몫했다. 비용 부담이 커진 기업들이 그 일부를 소비자에게 떠넘기려 하고 있어서다. 유가 상승은 경제의 다른 부문으로도 번졌고,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이 일시 폐쇄되면서 비료를 비롯한 주요 화학제품 가격까지 끌어올렸다. 미국 경제가 탄탄하게 버티면서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점도 물가를 떠받쳤다.

마지막으로, AI와 데이터센터에 투자가 몰리면서 컴퓨터용 반도체와 메모리 저장장치 가격이 크게 뛰었다. 이런 산업계 수요가 애플을 비롯한 전자제품 업체들이 파는 상품 가격으로 옮겨붙고 있다. 애플은 메모리와 데이터 저장장치 가격이 “이렇게 많이, 이렇게 빨리 오르는 것은 처음 본다”고 토로했다.

결론은 무엇일까. 물가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으면서 연준이 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금리를 올려야 할 수도 있다. 크리스 자케렐리 노스라이트에셋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과 시장이 안고 있는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는 점, 그것도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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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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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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