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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살 빼려다 덜컥”…WHO, 10세 미만 비만약에 제동

'강력한 비권고' 지침 발표, 소아 신체 장기영향 입증 '아직'
19세 미만엔 습관개선 프로그램 실패시 제한적 고려
시장 확장하려던 비만치료제 시장, 일부 영향 받을 듯

등록 2026-10-07 오후 5:15:44

수정 2026-10-07 오후 11:03:08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10세 미만 어린이의 비만 치료제 투여에 대해 ‘강력한 비권고’(Strong recommendation against) 지침을 발표했다. 비만 치료제가 어린이 신체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이 아직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젭바운드와 위고비. (사진=로이터)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젭바운드와 위고비. (사진=로이터)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WHO는 10세 미만 비만 치료제 비권고 지침과 함께, 어린이 비만 환자 치료의 중심은 약물이 아닌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10세 이상~19세 미만 연령대의 경우엔 의료진 감독 하에 진행되는 생활 습관 개선 프로그램이 실패했을 때에 한해서만 약물 치료를 선택지로 고려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중증 비만을 겪는 청소년 대상으로는 ‘엄격한 조건’이란 전제를 기반으로, 비만 대사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도 했다.

루즈 드 레길 WHO 영양·식품안전국장은 “어린이들에 대한 약물 사용에 있어 임상적 증거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며 “향후 관련 연구와 증거가 더 쌓이면 다른 지침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보건당국이 이번 WHO 지침을 따를 경우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에도 일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라이 릴리, 노보 노디스크의 경우 소아·청소년 대상 치료제 확장 전략을 추진 중인데, 이 경우 차질이 불가피하다. WHO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글로벌 소아·청소년 비만 인구는 약 1억 7000만명에 달한다.

앞서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달 자사의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6세~12세 소아 임상시험에서 5명 중 2명의 체중을 비만 기준 이하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일라이 릴리도 자사 ‘젭바운드’를 같은 연령대에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시작해 오는 2029년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위고비는 미국과 유럽에서 12세 이상 청소년을 대상으로 승인을 받은 상태이고, 젭바운드는 아직 승인을 받지 못했다.

로렌스 그루머-스트론 WHO 영양·식품안전 담당관은 “식습관이나 운동 습관을 바꾸는 대신 처음부터 약물 치료에 의존하도록 하는 것은 생애 전반에 걸친 의료비 부담을 오히려 늘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약물 효과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장기적 부작용은 무엇인지, 체중 감량 후 어린이들이 장기적으로 투약을 유지할 수 있을지 등이 모두 불확실하다는 지적이다.

그루머-스트론 담당관은 “어린 나이부터 GLP-1 계열 약물을 투여하기 시작하면 그 투약을 언제 멈출 수 있겠느냐”라며 “이 약물을 일시적인 치료제로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증거는 현재로선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WHO는 지난해 12월 성인 비만 환자에 대한 GLP-1 치료제 사용은 권고한 바 있다. 현재 임신 중 체중 증가에 대한 약물 적용 여부도 추가 검토하고 있다.

김정유 기자

thec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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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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